[종합]국가채무, 1천조시대...국민 1인당 부담액 2천만원 돌파
작년 국가채무 1천조 넘어...올해 67조 늘어 1134조 달할듯
적자성채무 비중 64% 육박, 700조원대...국민세금부담 가중
최근 3년간 매년 100조안팎 증가...올 세수 감소에 재정악화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2023-04-10 09:39:39
중앙정부와 지자체들이 재정 부족을 메우기 위해 국내외에서 돈을 빌려 생긴 나랏빛, 즉 국가채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작년에 1천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은행이나 민간 또는 해외로부터 돈을 빌려 추후에 갚아야 할 국가채무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빠른 속도로 증가, 마침내 1천조 시대를 맞은 것이다. 이어 올해는 11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처럼 국가채무는 크게 늘어나는데 반해 세입 감소세는 두드러지고 있어 걱정이다. 채무는 무섭게 불어나는데 상환에 필요한 재원이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경기 침체와 각종 세금인하 등으로 초과세수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이에따라 국가채무에 대한 이자부담이 향후 4년간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 채무의 질도 악화...'적자성채무' 비중 높아져
정부가 복지부문의 절대적 지출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세입까지 쪼그라든다면 나랏빚 규모는 예상보다 더 빠르게 증가할 것이 불보듯 뻔하다.
국가채무의 급증과 세입 감소가 향후 정부의 국가 운영의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윤석열 정부가 줄곧 강조해온 건전 재정의 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릴 위기에 빠졌다.
기획재정부가 9일 발표한 '2022회계연도 국가결산'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채무를 합친 국가채무는 1067조7천억원에 달했다. 지방정부 채무는 중앙정부에서 차용한 채무는 제외한 순채무만 포함시킨 것이다.
국가채무는 5년 전인 2018년 680조5천억원, 2019년 723조2000억원, 2020년 846조6000억원, 2021년 970조7000억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작년에 1000조원을 돌파했다. '나랏빚 1천조 시대'가 열린 셈이다.
매년 국가채무는 최근 몇년간 뚜렷한 증가세를 보여줬다. 2019년 42조7000억원이었던 국가채무 순증액은 2020년 123조4천억억원, 2021년에는 124조1천억원, 2022년에는 97조원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창궐 이후 방역지원금 등 돌발적인 지출이 급증하며 최근 3년간 매년 100조원 안팎으로 빚이 빛의 속도로 늘어난 것이다. 이같은 추이는 올해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작년 말 국회가 확정한 올해 예산상 국가채무는 1134조4000억원이다. 올해도 66조7천억이 순증하는 것이다. 이는 허루애 국가채무가 무려 1827억원이 증가한다는 얘기다. 1분에 1억3천만원 꼴이다.
양도 문제지만 질도 나빠지는 추세다. 외국환평형기금, 국민주택기금 등 채무상환을 위한 대응 자산이 없거나 부족해 순전히 세금 등으로 갚아야하는 '적자성 채무' 비중이 계속 늘고 있다.
정부가 작년 9월 예산안과 함께 국회에 제출한 2022∼2026년 국가채무관리계획에 따르면 작년(2차 추가경정예산 기준) 678조2천억원이던 적자성 채무는 올해 721조5천억원으로 증가한다. 2026년엔 866조1천억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 국민 1인당 국가채무부담액 2천만원 넘어서
이에 따라 전체 국가채무에서 적자성 채무의 비중은 작년 63.5%에서 올해 63.6%로 늘고, 2026년에는 64.5%에 이를 전망이다. 이같은 적자성 채무 중심으로 국가채무 증가로 인해 이자 비용 지출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국가채무에 따르는 이자 지출비용은 22조9130억원에 달한다. 정부는 이 중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와 관련해 발생하는 이자는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 이자로 올해 19조2071억원이 지출될 것으로 분석했다.
공자지금 이자는 내년 22조2071억원, 2025년 25조71억원, 2026년 27조3천71억원 지출될 전망이다. 올해부터 총 4년간 공자기금 이자 비용이 93조7284억원으로 100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다. 갈수록 재정 건전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이자 비용만 연평균 25조 가까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국가채무는 결국 국민들의 몫이다. 국가채무가 급증하면서 국민 1인당 부담액도 부쩍 커졌다. 통계청 추계인구(2022년 기준 5162만8000명) 기준으로 1인당 국가채무 부담액은 2068만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2000만원을 돌파했다.
국가의 확정된 빚 개념인 국가채무의 급증은 연금충당부채 등 비확정 부채를 포함한 넓은 의미의 나랏빛, 즉 국가부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작년 국가부채는 전년대비 6%(130조9천억) 가량 늘어난 2326조2천억원에 달했다. 2021년 역대 최고 기록(2195조3천억)을 1년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국가채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 세입 감소와 경제성장률의 둔화로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의 비율은 50%에 육박(49.6%)한 것으로 드러났다. 2021년 46.9%보다 2.7%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는 50%를 넘어설 것으로 우려된다.
■ 재정준칙 법제화 등 강력한 대책 마련 시급
국가채무와 국가 총부채가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음에도 세입의 상황은 악화일로다. 올들어 2월까지 국세수입은 작년 동기 대비 15조7천억원 쪼그라들었다. 수출부진과 경기침체로 절대 세수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3월부터 연말까지 작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한다해도 올해 세입 예상치 400조5000억원보다 20조원이 부족하게 된다. 정부가 내수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수출부진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고 감소폭도 커 작년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법인세 인하 등 세제 혜택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게되는 모양새다. 이점에 대해선 정부도 어느정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최근 “당초 세입 예산을 잡았던 것보다 부족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밝혔다.
이처럼 중장기적 세입기반이 취약해져 ‘세수펑크’ 우려감이 커지고 정부의 재정 건전성에 심각한 경고등이 들어오면서 세수 결손에 따른 재정의 파행 운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해 채무를 늘리는 대규모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나서거나, 경기 급랭을 감수하며 예정된 지출을 큰 폭으로 줄여야 하는 상황에 내몰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기업·부자 감세 조치에 따른 세수 부족이 국정 운영의 최대 걸림돌로 떠올랐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공격적으로 이뤄진 추경을 통해 채무를 더 늘리면 ‘건전 재정’이란 현 정부의 재정 운용 기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심각한 딜레마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코로나대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확대 재정 기조와 포퓰리즘성 지출 확대가 결국 대규모 재정 적자로 이어졌다"고 전제하며 이제는 정부 지출을 엄격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규모 재정적자는 국기 신용도에도 매우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차제에 사회적 합의를 통해 재정 준칙을 수립, 법제화하는 등 반강제적인 방법으로 재정 적자를 줄여나가는데, 총력을 기울어야한다는 의미이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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