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다운 저력 잃었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임원들에 ‘사즉생’ 각오 주문

이재용, “삼성은 자만했다”…내부 반성‧위기 인식 전환 요구
전 계열사 임원 교육 9년 만에 재개…조직 쇄신 신호탄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 2025-03-17 09:35:06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삼성 임원들을 상대로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남겼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최근 열린 임원 대상 세미나에서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며 “사즉생의 각오로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지난달 말부터 부사장급 이하 임원 2000여명을 대상으로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의 메시지가 공유됐다. 고(故) 이병철 창업회장과 고 이건희 선대회장의 경영 철학을 담은 영상이 상영됐으며, 올해 초 신년 메시지로 준비됐던 일부 내용도 포함됐다. 다만 이 회장이 직접 등장하지는 않았다.

이 회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삼성은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며 “경영진부터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위기라는 상황이 아니라 위기에 대처하는 자세”라며 “당장의 이익을 희생하더라도 미래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강도 높은 질타에 삼성 내부에서는 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회장은 세미나에서 “실력을 키우기보다 ‘남들보다만 잘하면 된다’는 안이함에 빠진 게 아니냐”, “상대적인 등수에 집착하다 보니 질적 향상을 못 이루고 있는 것 아니냐” 등 지적이 이어졌다.

이후 참석자들은 내부 리더십 교육 등을 진행하고 위기 대응과 리더십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의 부진과 HBM 납품 지연 등으로 지난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도 전망이 밝지 않다. 증권사 21곳의 컨센서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2.54% 감소한 5조1168억원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하락세다. 2024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TV(30.1%→28.3%), 스마트폰(19.7%→18.3%), D램(42.2%→41.5%) 등 주요 제품의 점유율이 일제히 줄었다.

삼성은 이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연구개발비와 시설투자는 각각 35조원, 53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 말 신설한 경영진단실을 통해 시스템LSI 사업부의 경영 진단에 착수했으며,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신사업 태스크포스를 신사업팀으로 격상하며 대형 M&A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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