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주춤’, SK하이닉스 ‘질주’…반도체 2분기 실적 HBM이 갈랐다
2분기 실적 엇갈린 반도체 양대산맥…HBM 3E 12단 공급이 ‘승부처’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 2025-06-30 09:45:34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반도체 산업의 양대 축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 실적 전망에서 극명한 온도차를 드러내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한 AI 반도체 수요가 실적의 갈림길이 됐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7월 초 2분기 잠정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약 6조2759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39.9% 줄어든 수치로 전 분기와 비교해도 6.1% 감소한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10조원을 돌파한 이후 3분기 9조1834억원, 4분기 6조4927억원으로 줄었으며 올해 들어 6조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실적 하락의 배경에는 반도체 사업부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부진이 지속된 점이 지목된다. 특히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등 비메모리 부문에서 대규모 적자가 이어졌고 HBM 매출 기여도는 아직 제한적이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하락과 모바일경험(MX) 부문의 계절적 비수기 영향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SK하이닉스는 HBM을 앞세워 연이은 실적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AI 수요 급증과 함께 HBM3E 12단 제품의 본격 공급이 시작되면서 수익성이 눈에 띄게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2분기에는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인 ‘블랙웰 울트라(GB300)’용으로 공급이 확대됐다.
HBM은 SK하이닉스 전체 D램 매출에서 5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되며, 수익성 확대의 핵심 축으로 부상했다. 상반기 중 사실상 독점적으로 공급된 HBM3E 12단은 높은 가격 프리미엄을 유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이러한 흐름은 글로벌 메모리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마이크론은 2025 회계연도 3분기(3~5월) 기준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총매출은 93억달러(약 12조6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으며 이 중 HBM 매출은 전 분기보다 약 50% 확대됐다.
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에 이어 엔비디아에 HBM3E 12단을 공급 중이며, 올해 상반기부터 대량 양산을 본격화했다. 글로벌 HBM 공급 전선에서 삼성을 제외한 두 회사가 빠르게 실적 개선을 이루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상대적 정체는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AI 반도체 전환 가속과 함께 HBM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실적 판도를 좌우하는 핵심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2분기 실적에서 확인된 양사 간 격차는 기술력뿐 아니라 제품 포트폴리오 전환 속도에서도 뚜렷한 온도차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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