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 커지는 고금리·고유가·고물가 3高...“경기 반등 부담 키우나”

미 연준 파월 의장,금리 인하 신중 재확인...하반기 이후 인하 관측
OPEC 등 2분기까지 감산...배럴 당 100달러 상승 가능성도 제기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3%대 재진입...당분간 고물가 지속될 전망

이승섭 기자

sslee7@sateconomy.co.kr | 2024-03-08 09:34:30

고금리 고유가 고물가 등 이른바 '3고' 현상이 지속되면서 우리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6일(현지시간) 미국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연내로 예상하면서도 물가가 잡혔다는 더 큰 확신이 들지 않는 한 서둘지 않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이에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시기가 당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늦춰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도 덩달아 늦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가계와 기업부채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고금리가 상당기간 더 지속될 경우 이자 부담이 커지고, 이는 소비와 투자 위축을 불러온다는 점에서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전체 가구의 가처분소득은 1,8% 증가에 그친 반면 1인 이상 가구의 명목 지출 중 월평균 이자 비용은 역대 최대인 27.1% 올랐다. 민간소비 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또 최근 상승폭을 키우는 유가도 3%대에 재진입한 소비자 물가 상황과 맞믈려 물가 불안을 키울 우려가 있다.

올해 한국은행의 전망치인 2.1% 성장률을 달성하려면 수출 외 소비와 설비투자 등이 뒷받침해줘야 한다. 하지만 이 같은 3高 현상이 지속되면 경기 반등을 제약할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 선제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6일(현지시간) 물가 안정에 대한 확신이 들기 전까지는 통화 긴축 완화 조치에 나서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국내 기준금리 인하 시기도 예상보다 더 늦어질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美 긴축 유지 방침...국내 고금리도 지속 불가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당초 시장의 예상보다 더 늦춰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연내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물가가 잡혔다는 더 큰 확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이날 미 연방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경제가 예상 경로로 움직인다면 올해 어느 시점에 통화 긴축정책 완화에 나서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기존의 신중한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읽힌다.

파월 의장은 "경제 전망은 불확실하며, 물가상승률 2% 목표로의 진전은 보장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인 2%로 지속 가능하게 움직인다는 더 큰 확신을 얻기 전까지는 기준금리 인하가 적절하지 않다고 기대한다"고 했다.

이런 파월 의장의 발언은 인플레이션이 2%로 낮춰둔화할 것이란 확신이 들 때까지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볼 수 있다.

당초 시장에서는 준금리 인하가 5월쯤 시작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그런데 파월 의장의 이날 발언을 감안하면 적어도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게 보다 현실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고용률 등 미국 경제가 의외로 튼튼해 물가가 목표 수준인2%로둔화세를 보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미국의 금리 인하 시기가 지연될수록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도 그만큼 늦춰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가계나 기업부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장기간 유지돼 온 고금리가 계속될 경우 이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게 된다. 특히나 경기 반등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소비와 투자까지 감소하게 되면 올해 한은과 정부의 2% 초반대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도 그만큼 힘에 부칠 수밖에 없다.

◆산유국 감산 등에 불안해지는 국제유가


불안한 세계 정세에 제유가 오름세도 심상치않다. 무엇보다 장기화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최근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까지 겹쳐져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영향 탓이다.

뿐만 아니라 중동 산유국의 감산 결정도 고유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OPEC과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는 당초 1분기였던 자발적 감소를 적어도 2분기까지 연장키로 했다. 이로 인해 국제유가가 연내 배럴 당 1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 불안감을 키운다.

6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79.13달러를,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82.96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서부텍스산원유도 80달러를 넘어서는 것이 시간 문제라고 보고 있다.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가뜩이나 불안해진 국내 물가를 더 자극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에서 걱정거리다.


▲사과 등 과일 값이 크게 오르면서 2월 소비자물가가 3%대에 재집입했다. 여기다 고유가까지 걉쳐 물가 불안을 키운다.<사진=연합뉴스> .
◆3%대 재진입한 물가, 마땅한 대응책 없어 불안

2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 대비 3.1% 상승했다. 작년 8∼12월 3%를 웃돌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월(2.8%)에 2%대로 하락한 지 한 달 만에 다시 3%대로 들어섰다. 이는 과일과 채소 등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국제유가 불안도 겹쳤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체감 물가는 더욱 가파른 모습이다. 작년 8월부터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였던 과일 가격이 6개월 새 지난달 41.2%나 급등해 32년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또 물가 상승 폭이 커지면서 체감 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도 둔화세를 보이다. 넉 달 만에 상승 폭을 다시 키웠다. 작년 10월 4.5%로 정점을 보인 후 올해 1월 3.4%로 상승 폭이 둔화됐지만 이번에 다시 상승 폭을 확대한 것이다.

물가 불안이 여전하자 정부는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과 과일 직수입 확대등의 조치에 나설 방침이지만 한계가 있다, 물론 3%대 물가 진입에는 과일 가격 급등이 주 요인이지만 가공식품 등 먹거리 물가 불안도 만만치 않다. 정부뿐 아니라 식품기업들도 물가 안정에 힘을 보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토요경제/ 이승섭 대기자 sslee7@satecini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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