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OTC로 체질 바꿨다…“박카스가 전부는 아니다”

2025년 영업현금흐름 1307억·부채비율 57%…1분기 일반약 매출, 박카스 추월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 2026-06-23 09:40:52

▲ 동아제약 전경 [동아제약]
동아제약이 ‘박카스 회사’라는 오래된 이미지를 벗고 있다. 박카스는 여전히 핵심 현금창출원이다. 그러나 최근 재무제표와 사업부문별 실적을 보면 성장축은 일반의약품, 즉 OTC 부문으로 넓어지고 있다. 매출은 늘고, 현금흐름은 좋아졌으며, 부채 부담은 낮아졌다. 단순한 장수 브랜드 기업이 아니라 약국 채널을 기반으로 한 소비자 헬스케어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는 흐름이다.

동아제약은 2025년 매출 7263억원, 영업이익 86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7.0%, 영업이익은 2.0% 증가했다. 영업이익 증가폭만 보면 크지 않다. 원자재비와 환율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업부문별로 보면 의미가 다르다. 성장을 이끈 쪽은 박카스보다 일반의약품이었다. 2025년 일반의약품 부문은 전년 대비 26.4% 성장했다. 같은 기간 박카스 부문 성장률은 2.1%에 그쳤다.

올해 1분기에는 변화가 더 뚜렷했다. 동아제약의 2026년 1분기 매출은 18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 늘었고, 영업이익은 206억원으로 22.1% 증가했다. 매출 증가율보다 이익 증가율이 높았다. 원가 부담이 이어졌지만 판관비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특히 일반의약품 부문 매출은 657억원으로 박카스 부문 606억원을 넘어섰다. 과거에는 박카스가 성장을 이끌고 일반약이 보탰다면, 이제는 박카스와 일반약이 함께 회사를 끌고 가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일반의약품의 성장은 특정 제품 하나에 기대지 않았다. 노스카나, 애크논·애크린, 멜라토닝·노사 등 피부외용제 라인업이 성장했고,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맥스콘드로이틴도 2025년 14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판피린 나이트, 챔큐비타시럽 등 신제품도 더해졌다. 약국에서 반복 구매가 일어나는 품목이 늘어나면 매출 안정성은 높아진다. 동아제약의 강점은 이 지점에 있다. 오래된 브랜드에만 기대는 회사가 아니라 약국 채널에서 팔 수 있는 품목을 계속 넓히고 있다.

박카스 부문도 방어에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출시한 얼박사는 2025년 총매출 기준 198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도 10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기존 박카스 브랜드에 새 제품을 얹어 성장 여지를 만든 것이다. 장수 브랜드의 약점은 노후화다. 그러나 동아제약은 가격 인상, 신제품 출시, 유통채널 확대를 통해 기존 브랜드의 생명력을 다시 키우고 있다.

재무제표에서 더 주목할 대목은 현금흐름이다. 동아제약의 2025년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307억원으로 전년 445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회계상 이익보다 실제 현금이 더 중요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제약·헬스케어 기업은 재고, 광고비, 유통비 부담이 크다. 이익이 나도 현금이 따라오지 않으면 성장은 오래가기 어렵다. 동아제약은 반대로 본업에서 현금을 크게 만들어냈다.

재무 안정성도 개선됐다. 동아제약의 자본총계는 2098억원에서 2593억원으로 늘었고, 부채총계는 1702억원에서 1485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81.13%에서 57.27%로 낮아졌다. 이익이 자본을 늘리고 부채 부담을 줄인 구조다. 성장과 재무 안정성이 동시에 개선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올해 4월 체결한 오펠라헬스케어코리아와의 일반의약품 4종 국내 유통 계약도 주목된다. 동아제약은 둘코락스, 알레그라, 뮤코펙트, 부스코판의 국내 영업과 유통을 맡게 됐다. 변비, 알레르기 비염, 진해거담, 진경제 카테고리를 보강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제품 추가가 아니다. 약국 채널에서 동아제약의 진열 면적과 소비자 접점을 넓히는 효과가 있다.

물론 모든 부문이 고르게 성장한 것은 아니다. 생활건강 부문은 건강기능식품 시장 침체와 소비 둔화 영향으로 2025년 5.7% 감소했고, 올해 1분기에도 2.1% 줄었다. 오쏘몰 등 일부 브랜드는 경쟁 심화의 영향을 받았다. 원자재와 환율 부담도 남아 있다. 따라서 동아제약의 성장을 무조건 낙관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방향은 분명하다. 동아제약은 박카스라는 강한 현금창출원을 유지하면서 일반의약품과 더마, 생활건강 제품군을 넓히고 있다. 특히 OTC 부문은 높은 성장률과 약국 채널 확장성을 바탕으로 회사의 새 성장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동아제약의 변화는 화려한 신약 개발 스토리와는 다르다. 대신 소비자가 약국과 편의점에서 반복적으로 찾는 제품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든다. 제약업계에서 이 모델은 작아 보이지만 강하다. 브랜드가 팔리고, 현금이 들어오고, 부채가 줄어드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동아제약을 박카스 하나로만 설명하던 시각은 이제 낡았다. 재무제표가 보여주는 동아제약의 현재는 분명하다. 오래된 브랜드 위에 일반의약품 포트폴리오를 얹고, 약국 채널을 넓히며, 본업 현금창출력을 키우는 회사다. 동아제약의 체질 변화는 이미 숫자로 확인되고 있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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