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마통 68조원 더 쓸 수 있다…가계대출 관리 ‘잠재 변수’

8월 미사용 한도 67.9조원, 실제 잔액보다 많아…전체 약정액의 51.4%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 2026-09-14 09:39:11

▲ [연합뉴스]

 

은행권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이 지난달 소폭 줄었지만, 차주들이 기존 약정 안에서 추가로 빌릴 수 있는 한도는 68조원에 육박했다. 실제 사용액보다 남은 한도가 더 큰 만큼 자금 수요가 늘면 가계대출이 다시 빠르게 불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은행권 한도대출 소진율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마이너스통장 약정액은 132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실제 대출 잔액은 64조2000억원, 아직 사용하지 않은 한도는 67조9000억원이었다. 미사용 한도가 실제 빌린 금액보다 3조7000억원 많다. 비율로 따지면 전체 약정액의 51.4%를 추가로 인출할 수 있는 상태다.

마이너스통장 사용액은 지난달 소폭 줄었다. 잔액은 7월 말 64조6000억원에서 8월 말 64조2000억원으로 4000억원 감소했다. 약정액 대비 실제 사용 비율을 나타내는 소진율도 48.7%에서 48.6%로 0.1%포인트 낮아졌다.

다만 올해 들어 늘어난 규모와 비교하면 감소 폭은 크지 않다. 지난 3월 말 58조9000억원이었던 잔액은 7월 말 64조6000억원으로 5조7000억원 불었다. 8월 감소액은 이 기간 증가분의 약 7%에 그쳤다.

소진율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 3월 말 44.5%에서 7월 말 48.7%까지 뛰었다가 지난달 소폭 내려왔지만 여전히 3월보다 4.1%포인트 높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은행권이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줄이는 동안 실제 사용액은 오히려 늘었다. 약정액은 지난해 말 133조2000억원에서 올해 8월 말 132조1000억원으로 1조1000억원 줄었지만 대출 잔액은 59조원에서 64조2000억원으로 5조2000억원 증가했다.

신규 한도를 줄이는 것만으로 기존 약정 안에서 발생하는 대출까지 관리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특히 67조9000억원에 달하는 미사용 한도는 주식 투자 등 자금 수요가 커질 경우 실제 가계대출로 전환될 수 있다.

한국은행도 지난 10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은행권이 신규 마이너스통장 취급을 줄였지만 기존 약정 한도에서는 상당한 규모의 대출이 실행됐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마이너스통장은 추가 대출이 쉬운 만큼 실제 이용액과 미사용 한도까지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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