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지주 CEO 인사에 ‘사전 경고’…70여개 자회사 선임절차 점검

CEO 자격요건·최소 검증기간 마련 주문
지주 자추위, 자회사 임추위 실질적 역할 보장해야
지자체 금고 과당경쟁·금융사고 내부통제도 점검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 2026-09-23 10:05:05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열린 금융소비자보호 성과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연말 금융권 인사를 앞두고 금감원이 자회사 CEO 선임 절차에 제동을 걸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하반기 70여개 자회사 인사를 앞두고 각 지주에 후보 선정보다 먼저 ‘선임 룰’부터 손보라고 주문했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조용병 은행연합회장과 8대 은행지주 회장들을 만나 자회사 CEO 선임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CEO의 구체적인 자격요건과 평가 단계별 최소 검증기간 등 기본 절차를 아직 마련하지 않은 지주사에 대해 선임 절차에 들어가기 전 미흡한 부분을 보완할 것을 주문했다. 특정 계파나 친소 관계보다 능력을 기준으로 후보를 평가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지주회사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개별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간 역할도 점검 대상으로 제시했다. 지주 자추위가 상시 후보군 등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후보 평가 과정에서 자회사 임추위원의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발언은 개별 CEO 후보에 대한 평가보다 선임 과정 자체를 미리 정비하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올해 하반기 70여개 자회사에서 CEO 선임 절차가 진행되는 만큼 자격기준이나 검증 절차가 불명확한 상태에서 후보 추천이 시작될 경우 인사 과정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반복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은 지난 15일 금감원 임원회의에서도 금융지주 자회사 CEO 선임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조했다. 일주일여 만에 은행지주 회장들을 직접 만나 같은 내용을 재차 전달한 것이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지방 균형 발전과 지배구조 개선, 내부통제 강화 등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은행지주 회장들도 자회사 CEO 선임 과정에서 개선할 부분을 점검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지방자치단체 금고 유치를 둘러싼 은행 간 경쟁도 감독 대상에 올랐다.

이 원장은 자본력이 큰 은행이 협력사업비 경쟁을 통해 금고를 확보하는 현상을 두고 과당경쟁 가능성을 지적했다. 금감원은 지자체 금고 유치를 위해 은행이 지출하는 협력사업비가 해당 은행의 건전성과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도 살펴볼 방침이다.

은행권 금융사고와 관련해서는 내부통제 강화를 주문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은행권 금융사고는 2023년 33건, 696억9000만원에서 올해 1~7월 47건, 1708억2000만원으로 늘었다. 소득·재직증명서 위변조 등 외부인 사기와 해외점포 관련 사고도 증가했다.

이번 간담회에서 금감원이 제시한 감독 방향은 자회사 CEO 선임 절차와 지자체 금고 경쟁, 금융사고 내부통제 등 세 갈래다. 특히 CEO 인사는 연말 선임절차가 본격화하기 전에 각 지주가 기존 제도를 얼마나 보완하는지가 우선 점검 대상이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