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美 전기차 수출 88% 급감…울산공장 또 멈췄다

하반기 세액공제 종료 앞두고 ‘수출 쇼크’…국내 생산기반 흔들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 2025-07-22 09:37:46

▲ 현대차 울산공장 아이오닉 5 생산라인 <사진=현대차그룹>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수출이 올해 들어 90% 가까이 급감했다. 

 

현지 판매 부진과 맞물려 수출 물량이 빠르게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오는 9월 미국의 전기차 세액공제 조기 종료까지 예고되면서 국내 전기차 생산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가 올해 1∼5월 미국에 수출한 전기차는 총 715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5만9705대)보다 88.0% 줄었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3906대, 기아는 3250대로 각각 전년 대비 87.0%, 89.1% 감소했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전동화 전략을 본격화한 2021년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출 실적이다. 현대차그룹의 대미 전기차 수출은 ▲2021년 4441대 ▲2022년 2만8474대 ▲2023년 4만6542대 ▲2024년 5만9705대로 증가세를 이어왔지만 올해는 상반기부터 급격한 역성장을 맞았다. 연간 기준으로도 2만대 달성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판매 부진은 미국 현지 생산 확대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 ‘HMGMA(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를 준공하고, 상반기 아이오닉5 2만8957대, 아이오닉9 4187대를 현지 생산했다. 기아도 조지아 공장에서 EV6 7441대, EV9 7417대를 만들었다.

그러나 생산 확대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은 줄었다. 시장조사업체 워즈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상반기 미국 전기차 판매는 4만4555대로, 전년 동기 대비 28.0% 감소했다. 같은 기간 미국 전체 전기차 시장이 5.2% 성장한 것과 대조적이다. 현대차그룹이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2021년 이후 처음이다.

업계는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고 본다. 오는 9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입안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 시행으로 인해 전기차 구매에 대한 세액공제가 종료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이 여파로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전기차 판매가 연간 최대 4만5828대 줄고, 19억5508만달러(약 2조7200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미국이 현대차그룹 전기차 수출의 36%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라는 점이다. 수출이 급감하자 국내 생산라인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현대차는 이달 16일부터 21일까지 울산 1공장 12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아이오닉5와 코나EV 생산라인으로 올해 들어 다섯 번째 휴업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수출 확대를 기대하고 부품 설비와 연구개발에 선제적으로 투자한 부품사 입장에서는 사업계획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이라며 “해외에 공장을 두지 못한 업체일수록 회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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