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美 매출 2배 뛰어…빅테크 대응 강화
SK하이닉스, 미주 매출 비중 58% 차지
빅테크 HBM·AI 메모리 수요 급증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 2025-03-04 09:38:09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SK하이닉스가 미국 시장에서 기록적인 실적을 달성했다. 핵심 고객인 미국 빅테크 기업들과의 협력을 확대하며, HBM을 중심으로 한 AI 메모리 시장에서 주도권을 강화하고 있다.
4일 공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미국 판매법인 SK하이닉스 아메리카는 지난해 매출 33조4859억원, 순이익 104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12조5419억원) 대비 매출이 2.6배 증가한 수치다. 반도체 업황 회복과 함께 HBM, 기업용 SSD, DDR5 등 AI 관련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3분기까지 SK하이닉스의 총매출(46조4259억원) 중 미국에서 발생한 매출이 27조3058억원으로, 전체의 58%를 차지했다. 이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AI 서버용 메모리를 대거 구매한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이 어디(국가)냐에 따라 지역별 매출이 집계된다. 가령 엔비디아가 대만에서 HBM을 수입해 AI 가속기를 만들더라도 미국으로 매출이 잡히는 식”이라며 “모바일용 수요가 몰리는 중국과 달리 미국은 서버용 제품(AI 메모리)을 사들이는 빅테크들이 몰려 있어 이들 수요가 커지면 미국 매출이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현재 SK하이닉스의 HBM 물량은 완판된 상태다. 올해는 5세대 HBM인 HBM3E 12단 제품을 주력으로 하며, 상반기 중 16단 제품을 추가 출시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차세대 제품인 6세대 HBM4를 고객 맞춤형으로 공급하며 시장 지배력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고객사들의 수요도 증가세다. 회사 측은 최근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회사의 HBM 매출은 강한 고객 수요를 기반으로 전년 대비 100% 이상의 성장이 예상된다”며 “올해는 ASIC(에이직) 기반의 HBM 고객 수요도 의미 있게 증가함에 따라 고객 기반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ASIC은 오픈AI, 브로드컴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경쟁적으로 개발 중인 주문형 반도체다.
이러한 시장 흐름에 맞춰 SK하이닉스 아메리카도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미주법인은 고객사와의 협업을 통해 HBM 검증과 양산 과정에서 핵심적인 소통 창구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해 SK하이닉스는 최근 류성수 HBM비즈니스 담당 부사장을 미주법인장으로 선임했다.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와의 협력을 주도해 온 인물을 전면에 배치하면서 HBM 사업의 글로벌 확장을 가속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편, SK하이닉스는 HBM3E 출하량을 대폭 늘리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SK하이닉스의 D램 점유율은 36.6%로, 1위인 삼성전자(39.3%)를 바짝 추격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SK하이닉스의 전체 매출은 66조1930억원, 영업이익은 23조4673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4분기에는 전체 D램 매출의 40% 이상이 HBM에서 발생해 AI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고 있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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