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 협상, 뉴욕서 장관급 회동…‘투자 구조’ 교착 돌파구 찾나

김정관 산업부 장관-러트닉 美 상무장관 회담…미국, 일본식 조건 압박

최성호 기자

choi@sateconomy.co.kr | 2025-09-13 09:23:09

▲김정관 산업장관(왼쪽)과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사진=연합뉴스 제공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한미 간 관세 협상이 세부 투자 구조를 둘러싸고 난항을 겪는 가운데, 양국 주무 장관이 다시 뉴욕에서 만났다. 지난 7월 합의 이후 실무 협의가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장관급 회동이 돌파구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김정관 장관은 1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만나 7월 타결된 한미 관세 협상의 후속 절차를 논의했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은 “협의 직후 발표될 합의문은 없을 것”이라며 신중한 기류를 전했다.

7월 합의 이후 난항…투자 구조가 걸림돌

한미는 지난 7월 30일 합의에서 미국이 예고한 한국산 제품 대상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이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시행하는 데 합의했다. 지난달 정상회담에서도 큰 틀의 합의는 재확인됐으나, 투자 세부 구조를 두고 실무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한국은 일본처럼 기축통화국이 아니고 외환보유고도 차이가 있어 투자 구조를 설계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외환시장 충격 완화에 대한 해법을 미국에 요구하는 과정에서 교착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美, 일본식 모델 압박…한국은 "국익 최우선"

러트닉 장관은 현지 CNBC 인터뷰에서 “한국은 합의를 수용하거나 기존 고율 관세를 감수해야 한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는 일본이 서명한 협정을 예로 들며 “수익 배분 초기에는 50대 50, 이후에는 90%를 미국이 가져가는 조건”을 공개하며 유사한 구조를 한국에도 요구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정부는 국익을 최우선으로 협상할 것”이라며 “합리성과 공정성을 벗어난 합의는 없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같은 입장을 강조한 바 있다.

투자·노동 현안도 병행 제기

김 장관은 이번 회동에서 최근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공장에서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이 이민 단속으로 구금된 사건과 관련해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 환경이 위축되지 않도록 비자 제도 개선을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미 간 협상은 앞으로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투자 구조와 수익 배분 방식에 대한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협정 문안 서명까지는 장기간의 협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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