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에 발목잡힌 강병관 신한EZ손보 대표… 연임 성공할까

손규미

skm@sateconomy.co.kr | 2024-10-25 10:02:47

▲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 <사진=신한EZ손해보험>

 

[토요경제 = 손규미 기자] 올해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의 연임 여부를 놓고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초기 수장을 맡아 디지털 보험사로 발돋움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는 성과를 인정받고 있지만, 출범 이후 내리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실적 부진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현재로써는 연임보다는 교체 쪽에 좀 더 무게가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의 임기가 올해 12월 31일 만료된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달 10일 자회사 CEO 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자회사 12곳에 대한 대표이사 승계 절차에 들어갔다.

강병관 대표는 삼성화재 투자관리파트 부장 출신으로 업계 내에서는 디지털 기술에 대한 전문성과 손해보험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두루 갖춘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1977년생 출생으로 포항공대에서 수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뉴욕대학교에서 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IT 스타트업, 보험사를 거치며 두 분야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을 쌓았다.

대학 재학 중에는 '카페24' 등 스타트업에서 IT 솔루션·서비스 개발 프로그래머로 일한 이력이 있고 삼성화재에 있는 동안에는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추진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삼성금융 계열사인 인 오가닉 전략 수립과 삼성금융네트워크 디지털 통합플랫폼 구축 실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신한금융은 보험업과 디지털 양 분야에 조예가 깊은 그를 적임자라 판단하고 신한EZ손보 초대 수장 자리에 앉혔다. 70년대생 외부출신인 강 대표를 자회사 사장에 내정한 데에 대해 파격적인 발탁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취임 당시 최연소 보험업계 CEO라는 타이틀을 달기도 했던 강 대표는 신한EZ손보를 디지털 손보사로 육성하고 시장에 안착시켜야 하는 중책을 부여 받았다.

출범 2년이 지난 현재 강 대표는 디지털 기반 손보사로 사업 모델을 전환하기 위한 초석을 잘 닦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취임 초기 디지털 손보사로의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차세대 IT 시스템 구축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이를 위해 13년이나 된 낙후된 기존 IT 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의 차세대 시스템으로 바꿔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그러나 부진한 실적이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신한EZ손보는 강 대표 체제 하인 2년 간 단 한번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로 인해 그의 연임 가능성이 낮게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신한EZ손보는 출범 첫 해인 2022년 12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듬해인 2023년에는 78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적자폭을 줄이며 실적 개선을 이루는 듯 했으나 올해 상반기 61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다시금 적자의 늪에 빠져드는 모양새다. 신한EZ손보는 올해 상반기에만 전년도 전체 적자에 가까운 순손실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디지털 보험사가 갖고 있는 구조적 한계로 인해 수익을 내는 게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온라인 위주의 한정적인 판매 채널과 수익성이 낮은 소액·단기보험 중심의 사업 모델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점차 비대면 영업이 활성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보험의 경우 복잡한 상품구조 때문에 대다수의 고객들이 여전히 대면 채널을 선호하고 있다. 여기에 디지털 보험사의 주 고객층이 중장년층에 비해 경제력이 낮은 20~30대라 수익성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아직 낮은 브랜드 인지도 또한 경쟁이 치열한 손보업계에서 불리한 요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만성 적자를 탈출하기 위해 신한EZ손보가 장기보험군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고는 있지만 당분간 흑자 전환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초 '신한 이지로운 운전자보험', '신한 이지로운 건강보험', '신한 SOL 주택화재보험'을 출시하며 장기보험 포트폴리오를 갖춘 신한EZ손보는 지난 7월 디지털 손보사 중 최초로 실손의료보험 상품을 출시했다. 실손의료보험은 소비자 접근성이 높아 외형 확장에 유용한 상품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장기보험 중에서도 손해율이 높아 손보사들이 판매를 꺼려하는 상품이기도 하다. 신한EZ손보 또한 당장의 수익 확대보다는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고객 확보에 중점을 두기 위한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신한EZ손보가 아직 출범 초기로 회사의 기틀을 잡아가고 있는 단계인 만큼 강 대표에게 기회를 더 줘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업계에서 신생사의 위치에 있는 디지털 보험사 특성 상 실적 성과를 보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는 시각에서다. 실제로 캐롯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 등 타 디지털 손보사들 또한 내리 적자를 기록하며 좀처럼 흑자 전환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아직 디지털 손보사들이 유의미한 성과를 보이고 있지 못하고 있긴 하지만 강병관 대표가 취임 당시 내세웠던 차별화와 경쟁력을 현실화하지 못한 것 또한 사실"이라며 "기반을 마련했다는 공과와 실적 부진 사이, 무게추가 어느 쪽에 쏠리느냐에 따라 향후 당락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토요경제 / 손규미 기자 sk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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