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적자 가린 계열사 흑자…CJ CGV, 회복보다 빨랐던 지배력 강화

1분기 연결 영업익 87억원에도 국내 극장 66억원 적자
CGV “올리브네트웍스 편입 긍정 기여…해외사업도 개선”
재무개선 과정서 ㈜CJ 지분 50.90%로 확대
회사 “추가 자본확충·재무지원 계획 결정된 바 없어”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 2026-06-10 09:27:19

CJ CGV의 1분기 실적은 회복과 착시가 함께 담겼다. 연결 기준으로는 영업흑자를 냈지만, 본업인 국내 극장사업은 여전히 적자였다. CJ올리브네트웍스 흑자가 연결 실적을 방어했고, 재무구조 개선 과정에서는 최대주주인 ㈜CJ의 지분율이 과반 수준으로 높아졌다. 본업 회복보다 계열사 이익 기여와 지분구조 변화가 먼저 나타난 셈이다.

 

▲ CJ CGV 영화관 [연합뉴스]
CJ CGV는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5734억원, 영업이익 8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98억원 늘었고, 영업이익은 55억원 개선됐다. 회사는 CJ뉴스룸 보도자료를 통해 CJ 4DPLEX와 CJ올리브네트웍스 성장, 영화 ‘왕과 사는 남자’ 흥행에 따른 국내 영화시장 회복을 수익성 개선 요인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세부 실적을 보면 국내 극장사업의 회복세는 아직 제한적이다. 국내 부문은 1분기 매출 175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6.7% 늘었지만, 영업손실 6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310억원 손실보다 적자 폭은 줄었지만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관객 회복과 매출 증가가 아직 극장 본업의 수익성 정상화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다.

이에 대해 CGV는 본지 질의에 “2026년 1분기 국내 극장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로 영업손실이 큰 폭으로 축소됐다”며 “흑자 전환 시점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향후 국내 영화시장 회복세와 콘텐츠 라인업 확대, 수익성 개선을 위한 비용 효율화를 통해 흑자 전환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결 실적을 떠받친 것은 국내 극장사업보다 계열사와 해외 부문이었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1분기 매출 2118억원, 영업이익 113억원을 기록했다. 베트남 법인도 영업이익 118억원을 냈다. 반면 CJ 4DPLEX는 8억원 손실, 한국 극장사업은 66억원 손실이었다. 연결 영업이익 87억원만 보면 흑자지만, 국내 극장사업의 체력은 여전히 취약하다는 평가가 가능한 대목이다.

CGV도 CJ올리브네트웍스 편입 효과는 인정했다. 회사는 “CJ올리브네트웍스 편입이 연결 실적에 긍정적으로 기여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해외사업을 중심으로 한 실적 개선 역시 지속되고 있으며, 1분기 국내에서도 적자 폭이 대폭 축소되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최종 손익도 적자다. CJ CGV는 올해 1분기 당기순손실 25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단에서는 흑자를 냈지만, 최종 손익은 여전히 적자라는 뜻이다. 극장업 특유의 고정비와 리스부채, 금융비용 부담이 실적 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는 구조다.

재무구조 개선 과정에서는 지분구조도 바뀌었다. CJ CGV는 코로나19 이후 자본확충을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와 현물출자를 추진했다. 2023년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에서는 신주 7470만주가 발행됐다. 이는 당시 기존 발행주식 총수 4772만8537주보다 많은 규모였다.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지분 희석 우려가 클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이어 ㈜CJ는 보유 중이던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을 CGV에 현물출자하고, 그 대가로 CGV 신주를 받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이 거래는 한 차례 법원에서 CJ올리브네트웍스 주식 현물출자 관련 감정보고서 불인가 처분을 받았지만, 이후 항고를 거쳐 2024년 6월 인가됐다. 공시에 따르면 CGV는 2024년 6월 3일 제1심 결정 취소 및 감정보고서 인가 결정을 통지받았다.

그 결과 ㈜CJ의 CGV 지분율은 과반 수준으로 높아졌다. 데이터투자에 따르면 ㈜CJ는 2024년 제3자배정 유상증자 납입 이후 CJ CGV 주식 4314만7043주가 늘었고, 보유 주식 수는 8428만1313주, 지분율은 50.90%로 집계됐다.

이 지점에서 이재현 회장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쟁점이 나온다. CGV 지분을 직접 늘린 것은 이 회장 개인이 아니라 ㈜CJ다. 그러나 ㈜CJ의 최대주주는 이 회장이다. CJ 공식 주주현황에 따르면 이 회장은 CJ 보통주 1227만5574주, 지분율 42.07%를 보유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재현 회장→㈜CJ→CJ CGV로 이어지는 간접 지배선이 더 선명해진 셈이다.

지배력 강화 자체가 곧바로 위법이나 부실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시점과 결과다. CGV의 국내 극장사업은 아직 적자를 내고 있고, 기존 주주는 대규모 유상증자 과정에서 희석 부담을 안았다. 반면 최대주주인 ㈜CJ는 CJ올리브네트웍스 현물출자를 통해 CGV 지분을 과반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본업 회복이 확인되기 전에 최대주주의 경영권 안정 효과가 먼저 나타났다는 점은 따져볼 대목이다.

이에 대해 CGV는 “해당 거래의 목적은 지배력 강화가 아닌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포트폴리오 경쟁력 강화”라며 “재무부담을 해소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본확충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회사의 설명처럼 자본확충 명분은 분명했다. CGV는 코로나19 이후 관객 급감과 영업손실, 리스부채 부담으로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했다. 최대주주의 지원 없이 재무 부담을 줄이기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다만 결과적으로 국내 극장사업은 아직 적자인데, 최대주주 지분율은 먼저 과반 수준으로 올라섰다. 연결 실적 개선도 극장 본업보다 CJ올리브네트웍스 편입 효과에 크게 기대고 있다.

이 구조에서는 소액주주와 최대주주의 이해가 항상 같다고 보기 어렵다. 최대주주 입장에서는 그룹 차원의 재무 방어와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효과가 있지만,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극장 본업 적자와 순손실, 주식 희석 부담을 함께 감수해야 한다. 특히 연결 실적 개선이 극장사업 자체의 흑자 전환이 아니라 계열사 편입 효과와 해외사업 개선에 상당 부분 기대고 있다면, 투자자들이 CGV의 실제 수익성을 오인할 가능성도 있다.

부담은 앞으로도 남아 있다. 국내 극장사업 적자가 길어지면 ㈜CJ의 추가 자본확충이나 유동성 지원 가능성이 다시 거론될 수 있다. 이는 ㈜CJ 재무구조를 당장 흔든다기보다 그룹 내 자본 배분 여력을 줄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성장성이 높은 다른 계열사나 신사업에 투입될 자금이 CGV 재무 방어에 묶일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CGV는 현시점에서 추가 재무 지원 계획은 정해진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회사는 “현 시점에서 최대주주 또는 계열사로부터의 추가적인 자본 확충이나 재무 지원 계획은 결정된 바 없다”며 “자체적인 사업 경쟁력 강화와 현금흐름 개선을 통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CGV 연결 실적을 방어한 핵심 흑자 자회사다. 올해 1분기에도 영업이익 113억원을 내며 국내 극장사업 적자를 상쇄했다. 다만 이 흑자가 극장 본업의 수익성 개선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CGV의 연결 실적이 좋아 보여도, 그 안에는 IT서비스 자회사의 이익과 극장 본업의 적자가 함께 섞여 있다.

CJ 4DPLEX 역시 아직 과제를 남겼다. 4DX와 ScreenX 등 특수관 사업은 CGV의 미래 성장축으로 꼽히지만, 올해 1분기에도 영업손실 8억원을 기록했다. 극장 본업이 계속 부진하면 특수관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 여력도 제한될 수 있다.

결국 CGV가 입증해야 할 것은 하나다. 계열사 편입 효과가 아니라 극장 본업만으로도 지속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느냐는 점이다. 회사는 국내 적자 폭 축소와 해외사업 개선을 강조하고 있지만, 국내 극장사업의 흑자 전환 시점은 제시하지 못했다. 그 답을 내놓기 전까지 CGV의 실적 개선은 본업 회복보다 그룹 차원의 재무 재편 효과에 기댄 것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크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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