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SK하이닉스 ADR 프리미엄, AI 투자 과열의 또 다른 신호”
한국 본주보다 최대 51% 비싸게 거래…차익거래 제약·제한된 물량이 가격 괴리 키워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 2026-07-27 09:14:08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가 한국에 상장된 보통주보다 큰 폭의 프리미엄을 형성한 것을 두고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과열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경고했다.
WSJ의 제임스 매킨토시 선임 시장 칼럼니스트는 26일 현지시간 칼럼에서 “SK하이닉스 한국 상장 주식 대비 ADR에 형성된 막대한 프리미엄은 정상적인 시장이라면 일어나기 어려운 현상”이라며 이같이 평가했다.
WSJ에 따르면 SK하이닉스 ADR은 지난 10일 뉴욕증시에서 거래를 시작한 이후 한국 본주보다 16∼51%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매킨토시는 SK하이닉스 ADR에 대한 높은 투자 수요와 달리 시장에 풀린 물량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프리미엄 형성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일반적으로 같은 기업의 주식이 서로 다른 시장에서 거래될 경우 가격 차이가 벌어지면 차익거래를 통해 격차가 좁혀진다. 가격이 싼 주식을 매수해 비싼 시장에서 팔 수 있다면 가격 괴리가 장기간 유지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SK하이닉스 ADR은 미국에 상장된 ADR을 한국 주식으로 전환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규제상 제약으로 한국 주식을 ADR로 바꾸는 반대 방향의 전환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킨토시는 이 같은 구조 때문에 한국 주식과 미국 ADR 사이에서 안정적인 차익거래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국에서 싼 본주를 산 뒤 ADR로 전환해 미국에서 비싸게 파는 거래가 제한되면서 가격 차이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거래 비용과 환율 변동 위험, 세제 차이 등도 ADR이 본주보다 일정 수준 비싸게 거래되는 것을 설명할 수 있는 요인으로 제시됐다. 다만 현재 형성된 SK하이닉스 ADR 프리미엄은 이런 요인만으로 정당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고 WSJ는 평가했다.
매킨토시는 “이는 ‘포모’ 트레이딩의 본고장으로 여겨지는 한국보다 미국에서 반도체 주식에 대한 수요가 더 통제 불능 상태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포모는 다른 투자자가 수익을 얻는 동안 자신만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추격 매수에 나서는 현상을 의미한다.
AI 산업 성장 기대가 미국 증시의 반도체주 투자 열기를 지나치게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매킨토시는 향후 한국 본주 가격이 오르면서 미국 ADR과의 격차가 좁혀진다면 ADR 투자자들의 손실 위험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SK하이닉스가 높은 ADR 가격을 활용해 미국 시장에서 추가 물량을 공급하거나 자금을 조달할 경우 기존 ADR 투자자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과 미국에서 반도체주가 동시에 급락하고 ADR 프리미엄까지 사라질 경우 손실 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만 반도체 기업 TSMC 역시 미국에 상장된 ADR이 본주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
WSJ에 따르면 TSMC ADR의 본주 대비 프리미엄은 2010년부터 2020년까지 평균 3%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챗GPT가 출시된 2022년 이후에는 평균 15% 수준으로 높아졌다.
매킨토시는 TSMC의 ADR 프리미엄에 대해서도 “미국 투자자들이 대만 투자자들보다 같은 기업의 주식에 훨씬 높은 가격을 지불할 의사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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