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삼전닉스’ CXMT 상장…국내 반도체주 새 변수로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535% 급등…범용 D램 공급 확대 우려 부각
HBM 기술 격차는 여전…“삼성전자·SK하이닉스 우위 당분간 지속”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 2026-07-28 09:12:56
‘중국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로 불리는 세계 4위 D램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상하이증권거래소 과창판에 상장하면서 국내 반도체주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창신메모리가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생산능력 확대에 나설 경우 범용 D램 시장의 공급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는 국내 업체와의 기술 격차가 여전히 큰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 우위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보다 0.97% 오른 6755.75에 거래를 마쳤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이뤄진 이른바 ‘깐부 회동’을 통해 1400조원 규모의 AI 투자 협력이 제시되고 중동 지역의 긴장도 완화됐지만, 국내 증시의 상승 반응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증권가에서는 창신메모리의 상장에 따른 중국 반도체주의 수급 변화와 메모리 시장 경쟁 심화 우려가 국내 반도체 업종의 상승 폭을 제한한 요인 가운데 하나로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창신메모리는 상하이증권거래소 과창판에 상장한 뒤 공모가 대비 535% 급등한 상태로 오전 거래를 마쳤다”며 “시가총액이 3조6000억위안까지 확대되면서 중국 본토 증시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창신메모리가 오는 2030년까지 생산능력을 두 배 이상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점도 투자자들의 기대를 높였다. 노무라증권은 창신메모리에 주가수익비율(PER) 20배를 적용해 목표주가 116위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연구원은 “창신메모리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상장에 따른 수급 변동성이 발생하면서 국내 반도체 업종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창신메모리의 상장이 단기적으로 국내 메모리 업체의 투자심리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상장을 통해 대규모 투자 자금을 확보한 창신메모리가 생산설비를 공격적으로 늘릴 경우 범용 D램 시장의 공급 증가 우려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창신메모리는 생산능력과 출하량, 매출을 기준으로 중국 1위이자 세계 4위 D램 업체다. 올해 1분기 기준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7.6%로, 지난해 4분기 4.7%보다 2.9%포인트 상승했다.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만큼 범용 D램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에 이은 새로운 경쟁자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다만 중장기 경쟁 구도에서는 국내 업체들의 우위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AI 시대 핵심 메모리로 떠오른 HBM 분야에서는 창신메모리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간 기술 격차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4 양산과 고객사 공급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창신메모리는 아직 HBM 양산 경쟁력을 확보하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서는 창신메모리의 HBM3 수율이 10~2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창신메모리는 구체적인 HBM 수율이나 양산 규모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장비 국산화 수준 역시 창신메모리의 기술 추격 속도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국 반도체 장비 산업이 전방위적인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세척과 화학적기계연마(CMP)는 상대적으로 국산화율이 높고 식각과 박막 증착 장비도 빠르게 보급되고 있지만, 노광과 계측·검사, 도포·현상, 고성능 이온 주입 등 핵심 전공정 장비는 여전히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고급 부품과 산업용 제어 소프트웨어 분야의 경쟁력도 충분하지 않다”며 “이들 분야는 단순한 자본 투입이나 단기간의 엔지니어링만으로 극복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성숙한 국산 반도체 장비 생태계를 구축하려면 10년 이상의 지속적인 개선 과정이 필요하다”며 “현재 중국 반도체 장비 산업은 개별 부품 대체 단계에서 실제 생산라인 검증 단계로 넘어가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창신메모리의 상장과 생산능력 확대는 범용 D램 시장의 공급 경쟁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HBM과 첨단 공정, 핵심 장비 분야의 기술 격차를 고려하면 창신메모리가 단기간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AI 메모리 경쟁력을 위협하기는 어렵다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