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원 HL홀딩스 회장, 빚내서 펀드 만들고 자사주·배당으로 총수 이익 챙겼나 (1부)

공정위“부당지원 소지 있나”… 총수 자녀 펀드 향한 2170억 출자 구조 점검
현금흐름 악화에도 고배당·자기 주식 매입 지속 진행… 총수 도덕성 논란까지

최성호 기자

choi@sateconomy.co.kr | 2025-12-10 09:10:13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HL그룹의 총수 자녀 펀드 출자 과정을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기 시작하면서, 총수 일가의 자금 흐름이 기업 지배구조 전반의 신뢰를 흔들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HL홀딩스의 현금흐름이 급격히 나빠진 가운데, 적자 계열사를 동원한 펀드 출자와 고배당·자기 주식 매입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사익편취-자사주-배당’이 맞물린 지배구조 리스크라는 비판은 확산되는 추세다. 

 

▲ 왼쪽부터 두 번째) 정몽원 HL홀딩스 회장/사진=HL홀딩스

 

10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HL그룹과 핵심 계열사인 HL홀딩스·HL위코·HL D&I, 그리고 정몽원 회장 두 딸(정지원·지수)이 100% 지분을 가진 로터스프라이빗에쿼티(로터스PE)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HL그룹 내부 자금이 총수 자녀가 지배하는 펀드로 흘러들어 갔는지, 그 과정에서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사익편취가 있었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HL홀딩스는 로터스PE가 참여한 펀드에 약 2170억원을 출자하면서 비상장 계열사인 HL위코와 HL D&I를 경유해 공시 의무를 우회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는 “지배구조상 중요한 거래를 비상장 회사를 사이에 두고 우회 처리해 공시 의무를 피하려 한 것 아니냐”라는 비판이 나온다.

여기에 2023년 적자를 기록한 HL위코가 유상증자와 차입을 통해 출자금을 조달한 정황은 그룹 재무 부담을 총수 자녀 펀드 육성에 동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키우고 있다.

더 큰 논란은 로터스PE의 성장 속도다.

2020년 자본금 5억원으로 출범한 신생 운용사가 3년 만에 운용 펀드의 58%를 HL홀딩스 계열에서 확보하며 급성장한 사례는 자연스러운 시장 경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업계 지적이다.

이는 과거 대기업 집단들이 승계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활용한 편법적 가족회사 구조와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HL그룹이 “법령상 불가피한 출자이며 승계와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공시 회피 정황과 적자 계열사의 동원, 펀드 성장의 비정상적 속도가 결합되며 해명의 신뢰도는 크게 떨어지고 있다.

공정위가 이를 부당지원 및 승계 지원 행위로 판단할 경우 HL그룹의 지배구조와 향후 승계 구도는 중대한 전환점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후속기사에서는 HL홀딩스의 취약해진 현금흐름과 단기차입 확대, 배당·자사주 정책이 맞물리며 불거진 ‘오너 리스크’의 실체를 짚어본다.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choi@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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