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 日 산코증권 인수에 50억엔…고객망보다 증권업 기반 확보에 무게
인수가격, 순자산의 약 1.09배…자기매매 중심 산코증권 지분 100% 취득 추진
기존 개인 고객은 오카산그룹에 이관…현지 영업망 구축·금융당국 심사가 관건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 2026-10-29 09:45:58
미래에셋증권이 약 50억엔을 투입해 일본 증권업 등록과 자기매매 사업 기반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현지 시장 진출을 추진한다. 다만 인수 대상인 산코증권은 이미 개인 고객 사업을 정리한 회사여서 향후 자산관리 사업의 성과는 신규 고객 확보와 영업망 구축에 달려 있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대표 김미섭·허선호)은 일본 오카산증권그룹 산하 산코증권의 지분 100%를 인수할 계획이다. 양사는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어 인수안을 의결할 예정이며, 거래는 2027년 3월까지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인수금액은 약 50억엔(425억원)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은 미국 중간지주회사를 통해 산코증권 지분을 취득할 계획이다.
이번 인수의 특징은 대상 기업의 기존 수익 규모보다 일본 증권업 진출에 필요한 사업 기반 확보에 무게를 뒀다는 점이다.
산코증권이 공개한 재무자료에 따르면 2026년 3월 말 순자산은 약 45억9000만엔이다. 예상 인수가격 50억엔은 순자산의 약 1.09배로, 장부가치보다 약 8.9%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4800만엔에 그쳤다. 예상 인수가격을 해당 순이익으로 나누면 약 104배에 달한다. 다만 이는 단순 비교 수치로, 올해 5월 개인 고객 사업이 분리된 이후의 수익구조를 반영하지 못한다.
산코증권은 1953년 설립된 일본 증권사로, 지난 5월 1일 개인 고객 관련 사업을 같은 오카산그룹 계열사인 증권재팬에 양도했다. 고객 거래계좌와 관련 업무를 이전한 뒤 현재는 회사 자체 자금으로 주식 등을 거래하는 자기매매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미래에셋증권이 산코증권 인수와 동시에 기존 개인 고객과 영업망까지 확보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일본에서 개인투자자 대상 서비스를 확대하려면 거래 시스템과 고객 지원 조직, 판매 채널 등을 별도로 구축해야 한다.
기존 사업의 수익구조도 자기매매에 집중돼 있다.
산코증권의 2026년 3월기 영업수익은 8억6400만엔으로 전년 7억8400만엔보다 10.2% 증가했다. 이 가운데 자기매매 관련 트레이딩 수익은 7억8800만엔으로 전체 영업수익의 약 91.2%를 차지했다.
반면 수입수수료는 전년 3억1700만엔에서 4600만엔으로 85.5% 감소했다. 트레이딩 수익은 같은 기간 4억1700만엔에서 7억8800만엔으로 89.0% 늘었다.
이러한 수익구조에서는 일본 증시의 거래 환경과 자기매매 성과가 실적 변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향후 개인 고객 대상 사업을 새로 구축하더라도 수수료 수익이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이 산코증권 인수로 확보하려는 핵심 기반은 일본의 '제1종 금융상품거래업자' 등록이다. 해당 등록은 주식과 채권의 매매·중개, 증권 인수 등 주요 증권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자격이다.
다만 기존 증권사 인수가 모든 인허가 절차를 생략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일본 금융청은 금융상품거래업자의 대주주 변경으로 경영진과 사업 내용 등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할 경우 신규 등록 심사에 준해 업무수행 체계를 검증하도록 감독지침을 두고 있다.
산코증권의 기존 인력과 사업체계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영업 분야를 확대하려면 이 같은 감독 요건을 충족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카산증권그룹과의 협업도 사업 확대의 한 축이다. 양측은 미래에셋그룹 계열 미국 자산운용사 글로벌X의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오카산 고객에게 판매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협력이 구체화되면 미래에셋증권은 자체 개인 고객망을 구축하기 전에도 현지 증권사의 판매망을 활용해 그룹 금융상품의 유통을 확대할 수 있다. 다만 상품 판매 방식과 협력 범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일본 정부가 2024년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를 확대하면서 개인투자자의 자산운용 수요가 커진 점도 시장 진출의 배경으로 꼽힌다. 미래에셋증권은 기존 글로벌 ETF 운용 역량과 현지 증권업 기반을 결합해 자산관리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미래에셋증권은 일본 현지 증권업 등록을 보유한 법인과 자기매매 인력을 확보하게 된다. 다만 인수 자체가 안정적인 수익 창출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향후 사업 성과를 가를 변수는 현지 영업체계 구축 비용과 고객 확보 속도, 자기매매 수익의 지속성이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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