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내세운 동화마루, 대기유해물질 불법 배출…정부, 40억원 과징금 부과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2026-02-13 09:00:43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동화마루’로 유명한 동화기업이 특정대기유해물질을 불법 배출해 정부로부터 수십억 원대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스스로를 친환경 제품·건자재 기업으로 홍보해 온 기업이 비용 절감을 이유로 환경법을 무시한 행태에 대해 비판이 커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무허가 대기오염 배출시설을 운영하고 대기오염 방지시설을 장기간 가동하지 않은 동화기업에 대해 ‘환경범죄 등의 단속 및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에 따라 약 4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동화기업’은 MDF·PB 등 목재 보드류와 강화마루를 생산하는 코스닥 상장 중견기업이다. 고급 친환경 내부 마감재 브랜드인 동화마루(동화자연마루) 브랜드 업체로서 ‘친환경 주거공간’을 핵심가치로 내세워왔다.
하지만 이번 정부 조사 결과를 보면 실제 생산 현장에서는 연료비와 운영비 절감을 이유로 불법적인 방식의 연소와 배출 행위가 수년간 이어진 사실이 드러났다.
환경당국에 따르면 동화기업 북성공장과 자회사 대성목재공업은 목재 건조시설의 열원으로 사용되는 중유(벙커시유)에 폐기물인 폐목분을 혼합해 연소시키는 방식으로 시설을 운영했다.
이 과정에서 ‘대기환경보전법’이 규정한 특정대기유해물질인 염화수소 등이 배출됐으며, 해당 무허가 배출시설은 2020년 11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약 2년간 가동된 것으로 확인됐다.
아산공장의 경우 위반 정도는 더욱 심각했다. 동화기업은 소각로를 운영하면서도 대기오염 방지시설의 핵심 설비인 반건식반응탑을 무려 8년 이상 가동하지 않은 채 방치했다. 그 결과 염화수소 배출 농도는 허용 기준(12ppm)을 크게 초과해 최대 31.3ppm까지 치솟았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과징금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북성공장과 대성목재공업에 약 27억원, 아산공장에 약 14억원의 과징금을 각각 확정했다. 이미 확정된 형사 벌금 1억원을 차감한 이후에도 최종 과징금은 약 40억원에 달한다.
이번 처분은 정부가 환경범죄단속법에 따라 과징금을 부과하기 시작한 이후, 대기업을 넘어 중견기업에 처음으로 수십억 원대 고액 과징금을 부과한 사례다. 특히 그동안 폐수나 특정수질유해물질 위주로 적용되던 제재 기조에서 벗어나, 특정대기유해물질 불법 배출에 대해 ‘대기환경보전법’을 직접 적용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환경당국은 이번 조치가 단순한 행정 제재를 넘어, ‘친환경 이미지’를 앞세운 기업일수록 실제 현장의 환경 관리와 법 준수가 더 엄격히 검증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원지영 기후에너지환경부 환경조사담당관은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환경법 위반에는 반드시 상응하는 책임이 따른다”며 “비용 절감을 이유로 국민 건강과 환경을 희생시키는 행위는 결코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안팎에서는 동화기업 사례를 두고 친환경 인증·마케팅과 실제 공정 관리 사이의 괴리를 단적으로 드러낸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친환경’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워 온 기업이 정작 생산 현장에서는 환경법을 무시했다는 점에서, 이번 제재는 기업 신뢰도와 ESG 경영 전반에 적지 않은 타격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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