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파업 장기화에 생산 차질 확대…노조 요구 ‘경영권 침해’ 논란

임금·격려금 넘어 인사·M&A 사전동의 요구까지…현장·업계 “노조 요구 범위 과도” 지적

최성호 기자

choi@sateconomy.co.kr | 2026-05-04 08:43:14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전면 파업이 나흘째 이어지며 생산 차질과 손실 규모가 확대되는 가운데, 노사가 4일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다만 임금 인상과 격려금 지급 요구를 넘어 인사·채용·인수합병(M&A)까지 노조 사전 동의를 요구하는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합의 도출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노동조합 전면 파업 첫째 날인 1일 오전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바이오로직스지부는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부분 파업을 진행한 데 이어 노동절인 이달 1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부분 파업 참여 인원은 약 60명, 전면 파업에는 약 2800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부분 파업 사흘 동안 항암제와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치료제 등 일부 제품 생산이 중단되며 약 1500억원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전면 파업에 따른 손실액은 최소 64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는 올해 1분기 매출 1조2571억원의 절반에 해당하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 5808억원을 상회하는 규모다.

이번 갈등의 핵심은 노조 요구안의 범위다. 회사 측은 평균 14% 수준의 임금 인상과 1인당 3000만원 격려금 지급 요구도 부담이 큰 상황이다. 

 

여기에 인사 고과와 신규 채용, M&A 등 핵심 경영 의사결정에 노조 사전 동의를 요구하는 조항까지 포함되며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단체교섭의 범위를 넘어선 ‘경영권 개입’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장과 업계에서는 파업 방식과 요구 수준 모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CDMO 사업은 고객사 신뢰가 핵심인데 생산 중단이 반복되면 단기 손실보다 장기 타격이 더 크다”며 “노조 요구가 임금 협상 범위를 넘어 기업 운영 전반으로 확장되는 것은 투자와 수주 경쟁력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글로벌 제약사 입장에서는 납기 안정성과 생산 연속성이 가장 중요한데, 이번과 같은 전면 파업은 한국 바이오 생산기지에 대한 신뢰 자체를 흔들 수 있다”며 “노조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생산을 멈추는 방식은 산업 특성을 고려할 때 위험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회사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현장에서는 이미 생산 차질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임금 문제는 협상할 수 있지만 인사나 경영 의사결정까지 노조가 관여하는 구조가 되면 조직 운영 자체가 경직될 수 있다는 걱정이 있다”고 전했다.

노조는 이번 파업이 단순한 임금 문제가 아니라며 회사의 경영 대응 실패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지만, 생산 중단으로 인한 손실과 고객사 영향 가능성까지 고려할 때 책임 논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회사가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며 맞서는 상황에서 노조 요구가 현실 조정 없이 유지될 경우 협상 타결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삼성바이오로직스 개별 이슈를 넘어 국내 바이오 산업 전반의 신뢰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대규모 위탁생산 사업의 특성상 안정적인 운영이 경쟁력의 핵심인 만큼, 파업 장기화는 노사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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