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AMD 1조달러에 다시 부각된 'HBM4+DDR5' 동맹
임종호 기자
yimjongho1969@gmail.com | 2026-09-22 08:26:59
삼성전자(전영현·노태문 대표이사)와 AMD의 AI 반도체 협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AMD가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삼성은 차세대 AI 가속기용 HBM4뿐 아니라 서버 CPU와 랙시스템에 들어갈 DDR5까지 협력 범위를 넓혀 놓은 상태다. AMD가 AI 시스템 사업을 키울수록 삼성의 공급 기회도 HBM 한 제품을 넘어 확장될 수 있는 구조다.
한국시간 22일 오전 5시 마감한 미국 뉴욕증시에서 AMD는 전 거래일보다 9.6% 오른 613.31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처음 1조달러를 넘어섰다. 올해 들어 주가는 185% 올랐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4.3% 상승했다. 로이터는 AMD가 개별 반도체 판매에서 벗어나 완성형 AI 시스템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엔비디아와의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는 점을 주가 상승 배경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삼성전자와 AMD의 협력은 이미 HBM을 넘어섰다.
양사는 지난 3월18일 평택사업장에서 차세대 AI 메모리와 컴퓨팅 기술 분야 협력을 확대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삼성전자는 AMD의 차세대 AI 가속기 ‘Instinct MI455X’용 HBM4 우선 공급업체로 지정됐다. 다만 구체적인 공급 물량과 계약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삼성의 HBM4는 1c D램과 4나노 로직 베이스다이를 적용했다. 데이터 처리속도는 최대 13Gbps, 대역폭은 최대 3.3TB/s다. 삼성은 지난 2월 HBM4 양산 출하를 시작했다.
여기서 함께 봐야 할 것이 DDR5다.
삼성전자와 AMD는 MI455X뿐 아니라 AMD의 6세대 EPYC 서버 CPU와 랙 단위 AI 플랫폼 ‘Helios’에 적용할 고성능 DDR5 메모리 솔루션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AMD가 GPU뿐 아니라 CPU와 랙 단위 시스템까지 사업을 확대하면 삼성 입장에서는 HBM4와 서버용 DDR5를 함께 공급할 수 있는 시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Helios는 AMD의 Instinct GPU와 EPYC CPU 등을 랙 단위로 결합하는 AI 데이터센터 플랫폼이다. MI455X는 이 시스템을 구성하는 핵심 가속기 가운데 하나다. 삼성과 AMD가 HBM4와 DDR5를 동시에 협력하는 이유도 개별 칩보다 전체 AI 서버 성능을 높이는 방향으로 시장이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당시 “실리콘에서 시스템, 랙까지 전체 컴퓨팅 스택의 통합이 필수적(Integration across the full computing stack, from silicon to system to rack, is essential)”이라고 밝혔다. AMD가 개별 GPU보다 전체 AI 인프라를 성장축으로 삼고 있다는 의미다.
삼성에는 제품군을 함께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은 AMD와의 협력 당시 HBM4와 차세대 메모리뿐 아니라 파운드리·첨단 패키징까지 지원할 수 있는 ‘턴키 역량’을 강조했다. 양사는 AMD 차세대 제품에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하기로 했다. 다만 파운드리는 현재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는 단계로, 구체적인 생산계약이 체결된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와 AMD의 관계도 이번 MOU에서 시작된 것은 아니다. 삼성은 AMD의 MI350X와 MI355에 들어가는 HBM3E의 핵심 공급사 역할을 해왔다. 기존 HBM3E 협력이 HBM4와 DDR5로 확대되는 흐름이다.
AMD의 시가총액 1조달러 돌파를 삼성전자 실적 증가와 바로 연결할 수는 없다. 주가는 미래 성장 기대를 먼저 반영하며 삼성의 실제 수혜는 MI455X와 Helios의 출하량, EPYC 서버 판매, 삼성 HBM4·DDR5의 실제 공급 규모에 따라 달라진다.
다만 AMD의 사업 확대가 삼성전자에 갖는 의미는 HBM4 한 제품보다 넓다. AMD가 엔비디아에 맞서 GPU에서 CPU·랙시스템까지 AI 사업을 확장할수록 삼성도 HBM4에서 DDR5, 향후 파운드리·패키징까지 공급 접점을 넓힐 가능성이 생긴다.
AMD가 1조달러 기업으로 올라선 지금 삼성전자가 봐야 할 숫자는 AMD 주가보다 MI455X와 Helios의 실제 출하량이다. 그 물량이 커질수록 지난 3월 맺은 ‘HBM4+DDR5’ 협력의 가치도 실적으로 확인될 수 있다.
토요경제 / 임종호 기자 yimjongho196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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