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바보야, 다시 생각해도 문제는 경제야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2023-01-26 08:22:50

▲ 토요경제 산업부장 양지욱 기자

동양 삼국엔 ‘명절 민심’이란 게 있다.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 차례상 즉 ‘밥상 앞 민심’을 말하는 것이다. 이런 밥상 앞 민심은 큰 선거를 앞두었을 때 더 큰 힘을 발현한다. 

총선은 내년이니 올해 설 민심은 내년까지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런 여론은 올 정치권이 여러 정책을 견인하는데 큰 회초리가 될 것은 분명하다.

올해는 어떤 주제가 밥상 언저리에 올랐을까. 정치적 이슈를 제외하면 단연 큰 주제는 역시 ‘경제’, 특히 난방비 폭탄 논란이다. 이 주제는 한파와 함께 설 민심을 요동시켰다. 원인이 물가 상승이니 난방비만 문제가 되진 않았다. 돈 10만원이 쓸 데도 없다는 이야기는 차례상 앞에서 봇물처럼 튀어나왔을 것이다.

의식주(衣食住)가 인간 삶의 기본 조건이란 점에서 이번 논란은 여파가 클 것이다. 조선 시대에 “사흘 굶으면 포도청의 담도 뛰어넘는다”는 속담이 회자한 것도 정도가 다를 뿐 이 같은 상황을 빗댄 것임에는 틀림없다.

한때 우리나라는 국민 상당수가 스스로 중산층이라 자부할 정도로 안정적인 삶을 구가했다. 하지만 지금은 스스로 중산층이라 부를 수 있는 이들은 많지 않다. 국민 상당수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삶의 수레에 끼어 있다. ‘영끌’로 얻은 집은 이제 처치 곤란이 됐다. 과거 머슴이라면 숙식은 거저 얻었을 테지만 지금은 그마저도 얻을 수 없다. 대출이자를 위해 매달 받는 대부분의 ‘쇠경(?)’을 써야 하니 한숨만 절로 나온다.

미국 민주당이 과거 1992년 중간선거에서 사용했던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It's the economy, stupid)”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있다. 최근에도 이 문장이 정치권에서 회자하는 이유는 뻔하다. 살아갈 방법, 살아갈 길을 알려 달라는 민심의 외침이다.

그동안 대통령을 비롯해 여권의 주요 정치인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위기 앞에선 여야가 따로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재 여야는 서로의 사정을 내세워 힘 자랑에 여념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대통령 후보였던 한 야권 후보는 각종 사법 리스크에 처해있고 국정을 이끄는 대통령이 연이어 내놓은 ‘말 실수’ 논란은 상황을 복잡하게 하고 있다. 양측이 서로의 약점을 정치화하며 거듭 공세를 지속하고 있으니 타협이나 협치는 강 건너에 있는 듯하다.

이유야 어떻든 현재의 화두는 경제다. “바보야, 문제는 경제다”를 다시 한번 상기하길 바란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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