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민당 태평양전쟁 이후 최대 의석 확보… 다카이치 ‘개헌 발의선’ 돌파
다카이치 인기 열풍 힘입어 198→316석…단일 정당 3분의 2 의석은 전후 처음
연립여당 합쳐 중의원 4분의 3 장악… 최대 야당 중도 100석 이상 잃으며 참패
아베도 못한 전쟁가능국가 개헌’ 방위력 강화 등 주목…일단 적극 재정 강조
장연정 기자
toyo@sateconomy.co.kr | 2026-02-09 08:04:05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지난 8일 치러진 중의원 총선에서 역대 최다 의석을 확보하며 개헌안 발의선을 넘어섰다.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교도통신과 NHK 등의 매체를 인용해 자민당이 전체 465석 가운데 316석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개헌 발의선인 3분의 2(310석)를 웃도는 수치로, 기존 의석수(198석)보다 128석이나 늘었다.
이는 나카소네 야스히로 정권 시절인 1986년 총선에서 기록한 자당 최다 의석(304석)을 뛰어넘는 성과다. 아베 신조 전 총리 재집권 이후에도 자민당이 300석을 넘긴 적은 없었다.
일본 언론은 단일 정당이 중의원에서 3분의 2 이상을 확보한 사례는 태평양전쟁 종전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중의원에서 이 같은 의석을 보유하면 참의원에서 부결된 법안도 재의결할 수 있어 입법 과정에서 사실상 독주가 가능하다.
연정 파트너인 일본유신회도 의석을 36석으로 소폭 늘리며 여당 세력 강화에 힘을 보탰다. 자민당과 유신회를 합친 여당 의석수는 352석으로, 전체의 75.7%에 달한다. 반면 기존 167석을 보유했던 최대 야당 ‘중도개혁 연합’은 49석에 그치며 참패했다. 입헌민주당 출신 노다 요시히코 공동대표는 사임 의사를 밝혔다.
국민민주당은 28석으로 현상 유지에 그쳤고, 우익 성향의 ‘참정당’과 신생 정당 ‘팀미라이’는 각각 15석과 11석을 확보했다.
자민당 압승의 배경으로는 젊은 층까지 파고든 다카이치 총리의 인기와 60% 안팎의 높은 내각 지지율이 꼽힌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23일 중의원을 해산한 이후 전국을 돌며 ‘강한 일본’을 내세운 유세를 이어갔고, 이동 거리만 1만2000㎞를 넘겼다.
이번 총선 승리로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은 물론 자민당 내부에서도 확고한 주도권을 확보했다. 향후 ‘책임 있는 적극재정’을 기조로 한 경제 정책과 보수적 안보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방위력 강화, 무기 수출 규제 완화, 국가정보국 창설, 국기 훼손죄 제정 등이 주요 과제로 거론된다.
헌법 9조 개정 가능성도 다시 부상했다. 총선 이후 자민당과 유신회, 국민민주당, 참정당 등 개헌에 우호적인 세력의 의석수는 395석에 달한다. 다만 개헌안 발의를 위해 필요한 참의원 3분의 2 동의는 아직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다음 참의원 선거는 2028년 여름에 예정돼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NHK에 출연해 개헌 언급은 자제한 채 “경제·재정 정책의 대전환에 대한 심판을 받고 싶었다”며 새 내각에서도 각료 대부분을 유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총선 투표율은 56.26%로, 직전 총선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종전 이후 다섯 번째로 낮은 수준이었다. 한파 예보로 사전투표자는 역대 최다인 2701만명을 기록했다. 2월 총선은 1990년 이후 36년 만이다.
이에 따라 자민당 압승을 주도한 다카이치 총리는 정치적 스승인 아베 전 총리와 유사한 강력한 권력 기반을 구축하며 장기 집권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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