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사상 첫 영업이익 ‘10조 클럽’ 눈앞…AI 슈퍼 사이클이 만든 반도체 신화
3분기 영업이익 11조 돌파 전망…삼성전자 이어 국내 두 번째 기록
최태원 회장 인수 14년 만의 결실, ‘HBM 중심 기술경영’이 견인
최성호 기자
choi@sateconomy.co.kr | 2025-10-19 07:13:02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SK하이닉스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0조 원을 돌파하며 ‘10조 클럽’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12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한 지 14년 만에 이뤄낸 ‘기술 중심 경영’의 결실이다.
19일 증권가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2024년 3분기 실적은 매출 24조4,670억 원, 영업이익 11조3,294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 분기(매출 22조2,320억 원, 영업이익 9조2,129억 원)를 한 분기 만에 갈아치우는 기록으로, 삼성전자에 이어 국내 기업 중 두 번째로 ‘분기 영업이익 10조 클럽’에 진입하는 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실적의 배경에는 인공지능(AI) 시장 급성장과 함께 HBM3E를 중심으로 한 초고성능 메모리 수요 폭발이 있다.
씨티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전체 HBM 매출의 절반 이상이 12단 HBM3E에서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범용 D램 가격의 반등이 실적 개선에 동반 상승효과를 줬다”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 채민숙 연구원도 “AI 서버용 스토리지 수요가 급증하며 SK하이닉스 자회사 솔리다임의 eSSD 매출이 예상을 웃돌고 있다”며 “HBM뿐 아니라 저장장치 사업에서도 이익 기여도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역시 “3분기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매출이 전분기 대비 13% 늘어난 175억 달러(약 24조9,600억 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UBS의 니콜라스 고두와 연구원은 “오픈AI 등 글로벌 AI 기업들의 투자 확대가 향후 3년간 HBM 산업 전반에 10% 이상 성장 여력을 줄 것”이라며 “그 최대 수혜가 SK하이닉스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의 이번 성과는 단기 실적이 아닌 긴 호흡의 기술 투자 전략이 낳은 결과라는 평가다.
2012년 SK그룹이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했을 당시, 업황 부진으로 업계 대부분이 설비 투자를 줄이던 시기였다. 그러나 최태원 회장은 “불황일수록 기술로 승부해야 한다”며 과감한 투자에 나섰다.
인수 직후 하이닉스의 적자 규모는 2,200억 원에 달했지만, SK는 연구개발(R&D)과 생산라인 확충을 멈추지 않았다.
특히 당시 ‘상품성이 없다’는 업계의 평가를 받던 HBM 기술에 대해 최 회장은 “미래 반도체는 속도와 효율의 싸움이 될 것”이라며 장기 투자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실은 불과 10여 년 만에 현실이 됐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HBM을 상용화한 기업으로 자리 잡았고,
오늘날 엔비디아·AMD 등 글로벌 AI 반도체 업체의 핵심 공급사로 부상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8월 ‘이천포럼 2025’ 개회사에서 “세계 최초 HBM 개발은 SK가 하이닉스를 인수한 이듬해 이뤄낸 성과였다”며 “단기 이익에 매몰되지 않고 미래 기술에 과감히 투자한 덕분에 오늘의 HBM 신화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의 이번 호실적이 ‘AI 메모리 산업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I 서버·클라우드 시장의 폭발적 확장 속에서 HBM과 eSSD의 전략적 결합이 향후 2~3년간 SK하이닉스의 성장축을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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