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4개월만에 내란특검에 재구속…법원 "증거인멸 염려"

장연정 기자

toyo@sateconomy.co.kr | 2025-07-10 05:32:09

▲ 사진출처 = 연합 제공

 

[토요경제 = 장연정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10일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에 재구속됐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처음 구속됐다가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풀려나 거리를 마음대로 활보한 지 4개월 만이다.

 

앞서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한 차례 윤 전 대통령을 풀어줬던 법원이 이번에는 상식적인 결정을 했다는 평가가 정치권 일각에서 나온다.

 

수사 개시 3주 만에 '몸통' 신병 확보에 성공하면서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음모론적 망상'에 빠져 일으킨 친위쿠데타와 전쟁을 유도한 '외환죄 의혹'에 대한 수사망을 넓힐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2시 7분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특수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작성 및 동행사,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공용서류손상, 대통령경호법 위반, 범인도피 교사 혐의로 내란 특검팀이 청구한 윤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남 부장판사는 전날 오후 2시 22분부터 6시간 40분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지만, 법원은 특검팀이 제시한 관계자 진술과 물적 증거를 토대로 혐의가 소명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적법한 절차를 거친 계엄 선포인 것처럼 속이려 사후에 허위 계엄 선포문을 만들고, 수사를 대비해 내란 공범들의 비화폰 기록 삭제를 지시하는 등 범행 그 자체가 '증거인멸'에 해당한다는 특검팀 주장도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윤 전 대통령 혐의를 밝힐 중요 관계인인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과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의 수사기관 조사에 윤 전 대통령 변호인이 개입해 윤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회유'하려 했다는 주장도 발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즉 법원이 윤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데에는 주요 사건 관계자들의 진술 번복을 회유하고, 비화폰 기록 삭제를 지시하는 등 '증거 인멸 시도'가 있었다는 특검 측 주장이 '결정타'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특검은 영장 청구서에서 "윤 전 대통령의 범죄는 무거운 형량이 예상되는 중대 범죄"이며, "윤 전 대통령 측이 제기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어 증거 인멸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중형 선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윤 전 대통령이 그간 여러 차례 정당한 사유 없이 수사 기관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내란 재판에서도 비협조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어 도망할 염려가 있다는 주장도 법원은 일리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 국무위원 심의 방해 관련 직권남용 ▲ 계엄 선포 절차 하자 은폐를 위한 사후 부서 ▲ 허위 공보 관련 직권 남용 ▲ 비화폰 정보 삭제 관련 대통령경호법 위반 ▲ 체포영장 집행 방해 등 다섯 갈래의 범죄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팀은 최대 20일간 윤 전 대통령을 구속 상태로 수사할 수 있게 됐다.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된 내란 관련 혐의는 검찰·경찰 단계서부터 어느 정도 다져왔던 만큼 구속기간 남은 수사는 외환 혐의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선포 명분을 쌓기 위해 북한 평양에 무인기를 침투시켜 북한을 도발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당장 법조계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수사 개시 22일 만에 윤전 대통령의 신병 확보에 성공하면서 수사의 9부 능선을 넘게 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수사 초반 최우선 과제로 간주된 윤 전 대통령 재구속까지 출범 채 한 달도 안 돼 속전속결로 마무리하면서 미지의 수사 영역인 외환 혐의를 파고들 추진력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 尹, 서울구치소 독방 수용…경호는 중단

 

한편 조은석 내란 특검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이날 새벽 발부되면서 윤 전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 재입소했다. 지난 3월 8일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으로 풀려난 뒤 124일 만이다.

 

전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종료 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구인 피의자 거실에서 대기하던 윤 전 대통령은 바로 수용동으로 옮길 것으로 보인다.

 

일단 윤 전 대통령은 일반 구속 피의자와 똑같은 입소 절차를 밟게 된다.

 

먼저 인적 사항을 확인받은 후 수용번호를 발부받는다. 이어 키와 몸무게 등을 재는 신체검사를 받는다. 소지품은 모두 영치한다.

 

이후 카키색 미결 수용자복(수의)으로 갈아입은 뒤 수용자 번호를 달고 수용기록부 사진인 '머그샷'을 찍는다. 입소 절차를 마치면 3평 남짓한 독방에 수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장 발부와 동시에 윤 전 대통령에게 제공되던 대통령경호처의 경호도 중단됐다.

 

전직대통령법에 따르면 전직 대통령과 부인에게 필요한 기간의 경호·경비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은 구속이 집행돼 교정 당국으로 신병이 인도되면서 그런 예우를 할 필요가 없게 됐다.

 

민주 "윤석열 구속,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상식적인 결정"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된 국회 의결 방해, 체포영장 집행 저지 직권남용, 비화폰 기록 삭제 증거인멸 등 혐의를 받는 윤석열이 빠져나갈 길은 애초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파렴치한 궤변과 법꾸라지 행태, 책임 떠넘기기를 아무리 해봤자 법의 준엄한 심판과 사법정의를 깨뜨릴 수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다시는 누구도 내란을 꿈꿀 수 없도록 내란 수괴와 공범, 동조세력의 죄를 제대로 밝히고 처벌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12.3 내란 이후 무너진 국정, 국민의 삶은 국민주권정부의 탄생으로 정상화되기 시작했지만 최종적으로 내란 세력의 단죄를 통해서 완성될 것"이라며 "조은석 특검은 내란 수괴 윤석열의 구속을 시작으로 더욱 엄정한 수사를 통해 단 한 톨의 남김도 없이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혀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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