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인 포토로그] 자연·역사·문화가 어우러진 '연인산 명품계곡길'
가평군 '용추구곡' 상류 물안골부터 전패고개까지 4.7km 계곡 트래킹 코스
경기도가 2022년 등산로를 재정비해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어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2023-03-15 06:00:20
경기도가 자랑하는 수도권 최고의 계곡 트레킹 코스가 있다. 가평군 연인산 도립공원에 있는 ‘연인산 명품계곡길’이다.
연인산(1068m)은 오랜전부터 화전민들이 살면서 ‘우목봉’이라고만 불리던 이름없는 산이었지만 양평군이 1999년에 개발하면서 공모전을 통해 ‘사랑이 이루어지는 곳’이라는 뜻으로 ‘연인산’이라고 이름 지었다. 2005년에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가평군 소개에 따르면 ‘연인산 명품계곡길’은 과거 연인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를 2022년에 정비해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산책로 겸 트래킹 코스다.
특히 계곡물이 풍부하고 인공구조물이 거의 없어 아름다운 자연 모습 그대로의 계곡 트래킹을 느낄 수 있다. 지금은 경기둘레길 제17코스로 지정돼 경기도가 관리하고 있다.
용이 승천하면서 만들어놓은 아홉 굽이의 그림같은 경치를 가진 용추구곡
연인산 명품계곡길을 걷고 싶다면 먼저 용추구곡을 지나야 한다. 연인산도립공원 초입부터 시작되는 용추구곡(龍墜九谷)은 1876년 유학자 유중교 선생이 풍광에 반해 ‘용이 하늘로 날아오르고 아홉 굽이의 그림 같은 경치를 수놓았다’고 해서 이름이 지어졌다고 전해진다.
현재는 용추구곡을 포함한 계곡 전 구간인 ‘용추계곡’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용추구곡 시작점인 제 1곡 ‘용추폭포’는 누워있던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형상이라고 해서‘와룡추(臥龍湫)’라고도 한다. 제2곡 '무송암(撫松巖)'은 천 년 묵은 노송이 바위를 끌어안고 있는 모습에서 얻어진 이름이다. 제 3곡 '탁영뢰(濯纓瀨)'는 거북모양의 두 개 바위에 부딪치며 흐르는 물 소리가 맑고 투명하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제 4곡은 계곡 물소리가 때로는 북소리처럼 우렁차고 때로는 거문고처럼 고요하다고 해서 ‘고슬탄(鼓瑟灘)’, 제 5곡은 일사대(一絲臺), 긴 실타래를 물속에 풀어놓은 듯 가늘면서 길게 흘러가는 모습을 나타낸다. 제 6곡 ‘추월담(秋月潭)’은 가을밤 아름다운 달의 모습이 깊은 연못속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었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다.
'연인산 명품계곡길'은 제 6곡 추월담을 지나 물안골부터 시작한다. 물이 풍부한 안골이라는 물안골은 계곡 물소리가 우렁차다.
자연·역사·문화적 가치가 보존돼 있는 '연인산 명품계곡길'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명품계곡길이 펼쳐진다. 물안골을 지나면 용추구곡 중 제 7곡 푸른숲이 계곡과 맞닿아 푸른빛으로 물들은 모습을 뜻하는 ’청풍협(靑楓峽)‘, 제 8곡 옥황상제를 모시던 거북이가 놀다가 바위로 변했다는 ‘귀유연(龜游淵)’, 그리고 마지막인 제 9곡 물살이 노니면서 흐르는 시내라는 ‘농원계(弄湲溪)’가 나온다.
그리고 내곡분교, 용오름바위, 선녀탕, 화전민터, 숯가마터, 숲멍zone(존)까지 총 4.7km이며 소요시간은 약 2시간 남짓하다. 전체적으로 힘든 구간없이 연인끼리 두 손을 잡고 걸을 수 있도록 폭도 넓고 완만하다.
명품계곡길 볼거리로는 낮은 계곡물을 건널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징검다리다. 용이 승천하는 모양처럼 굽이굽이 휘어져 있어 계곡을 가로지르는 구간이 많아 총 11곳에 징검다리가 있다. 몇 번째 징검다리인지 세어보면서 탐방하는 것도 재미다.
계곡 깊은 곳에 자리잡은 내곡분교는 1962년 미군들이 화전민들을 위해 세워준 학교다. 1979년 3월 폐교되어 지금은 외벽만 남아있다. 당시 어린 학생들이 놀던 모습을 생각하면서 나의 옛 추억을 돌아 보게 하는 곳이다.
서어나무와 참나무가 각기 자라다가 하나의 나무로 합하는 연리목을 만날 수 있다. ‘연인산’에 걸맞은 ‘사랑과 소망이 이뤄지는 곳’ 이라는 전설과 어울린다.
명품길 종착지에 들어서면 화전민들이 생활했던 화전민터와 숯가마터가 나온다. 1960년대까지 300가구까지 살던 곳이었지만 화전민 철거정책 이후 전나무, 잣나무 등을 심어 지금은 그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다.
경기도가 강추하는 '연인산 명품계곡길'은 용추구곡을 따라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 트래킹 코스로서 걷는 내내 계곡 물소리가 들리며, 지루하지 않은 다양한 자연환경, 근대역사의 흔적까지 볼 수 있는 자연·역사·문화적 가치가 보존돼 있는 곳이다.
아직은 겨울이 다 가지 않아 쓸쓸해 보이지만 곧 싱그럽고 푸르름이 넘치는 아름다운 숲으로 바뀔 것이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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