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종속회사 9곳 정리…“100조 AI 투자 뒷받침할 체질 개선 본격화”

SK㈜, 6년 만에 계열사 수 감소 전환
SK스페셜티 2조7000억원에 매각, 재무구조도 안정세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 2025-05-20 07:16:53

▲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SK그룹이 계열사 구조조정과 재무구조 개선을 동시에 추진하며 ‘선택과 집중’ 전략을 전사적으로 가속하고 있다.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 위한 사전 정비 작업의 일환이다.

지난 18일 SK㈜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24년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보고 기준 SK㈜가 보유한 종속회사는 총 640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 649개였던 종속회사 가운데 네이트커뮤니케이션즈, SK스페셜티 등 19개는 매각·청산·합병 등을 통해 제외됐고, 동시에 아이세미 주식회사, 와이원제일차㈜ 등 10개가 새로 설립되거나 인수되며, 순수 기준으로 9개 줄어든 수치다.

대표적인 사례는 SK스페셜티의 매각이다. 고부가가치 특수가스 제조기업인 SK스페셜티는 삼불화질소(NF3), 육불화텅스텐(WF6)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해온 알짜 계열사다.

그러나 SK그룹은 이 회사를 국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약 2조7000억원에 매각하며 자산 유동화에 나섰다. 재편의 기조는 비핵심 계열사에 대한 구조조정이 일회성이 아닌 전략적 판단임을 방증한다.

실제 SK㈜의 종속회사 수는 수년 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다 2023년을 기점으로 흐름이 바뀌었다. 2018년 260개였던 종속회사는 2019년 288개, 2020년 325개, 2021년 454개, 2022년 572개, 2023년 말에는 716개까지 급증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649개로 감소 전환된 데 이어 올해도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그룹 차원의 리밸런싱 효과가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계열사 수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2018년 이후 6년 만이다.

이 같은 구조조정은 2023년 12월부터 SK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의 리더십 아래 본격화됐다.

그는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으로, 그룹 내 중장기 전략 실행을 총괄하는 핵심 인물이다. SK렌터카 등 비주력 사업은 과감히 매각하고,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통합을 추진해 자산 100조원 규모의 대형 에너지 플랫폼 기업을 만드는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재무구조도 안정세로 돌아섰다. SK㈜의 순차입금은 2020년 6조7000억원에서 2023년 11조원까지 불어났지만, 지난 1년간의 체질 개선을 통해 2024년 1분기 기준 8조1000억원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차입금 축소는 향후 전략 투자 여력을 확보하는 데 핵심 수단으로 작용한다.

SK그룹이 이러한 재정비 작업에 나선 궁극적인 목적은 AI 중심의 신성장 동력 확보에 있다.

SK그룹은 지난해 6월 경영전략회의에서 향후 5년간 100조원을 AI 밸류체인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투자 대상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같은 반도체 하드웨어에 국한되지 않고, AI 연산 인프라, 대규모 데이터센터, 개인형 AI 비서 서비스 등 응용 및 플랫폼 영역까지 아우른다.

업계에서는 SK그룹의 이번 리밸런싱이 단순한 사업 조정 수준을 넘어, ‘AI 시대의 총력전’을 준비하는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핵심 자산에 자금을 집중하는 전략이 향후 SK그룹의 방향성을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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