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하는 삼성전자···中, ‘칩4’ 동맹 견제 나서
김태관
8timemin@hanmail.net | 2022-07-26 02:52:47
삼성전자가 미국에 대대적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국제 정세 지형이 복잡해졌다. 미국, 대만, 일본 간 반도체 동맹에 한국이 참여하는 이른바 ‘칩4’ 동맹이 현실화하자 중국이 이를 저지하고 나선 것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향후 20년간 미국 현지 반도체 공장에 총 1921억달러(약 252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미국 텍사스주 정부에 제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각) “삼성전자가 텍사스주 오스틴에 2곳, 테일러 9곳에 반도체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계획을 담은 세제혜택신청서를 텍사스주 감사관실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이 계획이 실행되면 삼성전자는 미국에만 14개의 반도체 생산라인을 보유하게 된다. 이를 통해 창출되는 일자리는 1만개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삼성의 투자는 텍사스주의 미국 반도체 산업 리더 지위를 공고하게 할 것”이라며 “투자를 늘린 삼성에 감사하다”는 성명을 냈다.
이 같은 결정의 배경에는 텍사스주의 ‘챕터 313 인센티브’가 큰 역할을 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텍사스주는 설비 투자 기업에 최대 10년간 재산증가분에 대한 세금을 면제해주고 있는데 이 제도가 올해 말 만료를 앞두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5월에도 이 제도를 신청한 바 있다.
여기에 미국은 반도체 산업 자국 유치에 총 520억 달러의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미 반도체 지원법이 입법 진행 중인 것도 영향을 끼쳤다. 이 법은 반도체 기업에 대한 25% 세금 공제와 인프라 지원 등이 포함돼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주요 공급망을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이다. 칩4 동맹이 그 대표적 전략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미국의 반도체지원법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언제든 계획을 철회할 가능성을 남겨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중국이 즉각 움직였다. 반도체지원법에는 미국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는 업체는 10년간 중국이나 '우려 국가'에서 반도체 생산 능력을 물리적으로 확장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도 들어가 있어서다.
수줴팅 중국 상무부 부대변인은 지난 21일 한중 FTA 서비스·투자 후속 협상에 관한 기자 브리핑에서 “중·한 양국은 중요한 무역동반자”라며 삼성을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그는 “양국은 발전 전략을 효과적으로 연결하고 FTA를 순조롭게 실시하며 산업단지 공동건설 협력을 추진하는 등 안정적이고 원활한 산업망과 공급망 체계를 형성했다”며 “올해 초 발효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양국의 경제 무역 협력 심화에 더 넓은 공간을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수 대변인은 한국의 칩4 가입과 관련한 질문에는 “어떠한 협력 틀을 마련함에서도 포용성과 개방성을 유지해야지 타자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며 반대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한국과 협상 추세를 유지하고 조기에 상호 윈윈하는 협정에 도달하며 서비스 무역, 투자의 개방, 협력 수준을 한층 향상해 양국 경제 무역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기를 희망한다”며 구애의 손길도 내밀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사실상 중국에서 철수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중국 현지법인에 고용된 인원은 지난해 말 기준 1만7820명으로 2013년 6만316명에서 70.46%나 줄었다.
중국 현지공장도 축소하는 중이다. 2018년 5월에는 선전 통신 공장, 12월에는 톈진 스마트폰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고 2019년에는 중국 내 마지막 스마트폰 생산기지인 후이저우 공장도 가동을 중단했다. 또 2020년 7월엔 쑤저우 PC 생산 설비도 철수해 베트남과 인도 등으로 이전시켰다.
현재 중국에 남은 삼성전자 생산기지는 쑤저우 가전 공장과 반도체 후공정 공장, 시안 메모리 반도체 공장 등 3곳에 불과하다.
토요경제 / 김태관 기자 8time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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