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차·기아, 英 유로7 신차 조기 의무화 철회…EU 인증도 인정

英 정부, 2026년 신규 차종 조기 의무화 제외…2027년 11월부터 적용
EU·UNECE 형식승인 인정…별도 인증시험 부담 완화
현대차·기아, 영국서 9개월간 15만9000대 등록…신차 개발 일정에 영향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 2026-10-28 02:19:43

▲ [영국 교통부 홈페이지]

 

영국 정부가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인 유로7(Euro 7)을 도입하면서 신규 차종에 대한 조기 의무화는 철회하고 유럽연합(EU)의 형식승인을 인정하기로 한 사실이 토요경제 취재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 국내 완성차업체의 영국 시장 인증 부담이 완화될 전망이다.

28일 토요경제가 영국 교통부(Department for Transport)가 전날 공개한 최종 정책 결정문을 확인한 결과, 영국 정부는 당초 추진했던 신규 차종의 조기 의무화 일정을 최종안에서 제외했다.

영국 교통부는 결정문에서 "신규 경량차 차종에 별도의 의무 적용일을 설정하지 않기로 했다(not to implement a mandatory implementation date for new light-duty vehicle types)"고 명시했다.

당초 정부는 2026년 11월 29일부터 신규 차종에 유로7 기준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자동차업계가 개발 일정과 인증 준비기간 부족을 지적하면서 이를 채택하지 않았다.

실제 지난 4~5월 진행된 의견수렴에서 자동차 제조사 15곳 가운데 8곳이 당초 시행 일정에 반대했다.

영국 정부는 대신 2027년 11월 29일부터 새로 등록되는 승용차와 소형 상용차에 유로7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소량 생산업체는 2030년 7월 1일부터 적용한다.

EU와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의 동등한 형식승인도 인정한다. 영국 교통부는 이를 통해 "영국 본토 전용 형식승인 시험의 필요성을 없앤다(avoids the need for GB-specific type approval testing)"고 설명했다.

이는 유럽에서 이미 인증받은 차량을 영국에서 판매하기 위해 동일한 시험을 반복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번 결정은 영국에서 상당한 판매 규모를 확보한 현대자동차(대표이사 정의선·호세 무뇨스·최영일)와 기아(대표이사 송호성·송민수)에도 영향을 미친다.

영국자동차공업협회(SMMT)에 따르면 올해 1~9월 기아의 영국 신규 등록 차량은 9만5249대로 시장점유율 5.48%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6만3812대로 점유율 3.67%를 차지했다. 두 회사의 합산 등록 대수는 15만9061대, 시장점유율은 9.15%다.

기아의 주력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스포티지는 같은 기간 3만7085대가 등록돼 영국 전체 승용차 판매 순위 3위에 올랐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현지 판매법인인 현대모터UK(Hyundai Motor UK Limited)와 기아UK(Kia UK Limited)를 통해 영국 시장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두 회사는 영국의 별도 조기 의무화 일정에 맞춰 신차 개발계획을 변경해야 하는 부담을 덜게 됐다. EU 인증을 영국에서도 활용하면 중복시험에 따른 비용과 행정 부담도 줄일 수 있다.

다만 EU는 기존 일정에 따라 올해 11월 29일부터 신규 차종에 유로7 기준을 적용할 예정이다. 따라서 영국의 조기 의무화 철회가 현대차·기아의 유럽 전체 인증 일정 연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영국 역시 유로7 자체를 완화한 것은 아니다. 유로7은 기존 배기가스 규제 외에 브레이크와 타이어 마모에 따른 오염물질, 전기차 배터리 내구성 등으로 규제 범위를 확대한다.

EU 형식승인 인정 방침도 관련 법령이 시행된 이후 적용된다. 현재 영국 차량인증청(VCA)은 EU의 유로7 형식승인만으로 영국 차량 형식승인 요건을 충족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

영국 정부는 향후 관련 시행 법령을 마련해 유로7 도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트럭과 버스 등 대형 상용차의 구체적인 적용 일정은 추가 의견수렴을 거쳐 결정한다.

이번 결정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웨일스에 적용되며 북아일랜드는 EU 규제체계를 따른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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