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성 하나은행장 연임 명분은 실적…변수는 내부통제

은행 수익 비중 압도적…연체율 상승·정보유출은 부담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 2026-10-28 02:08:43

▲ 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의 차기 은행장 인선에서 이호성 현 하나은행장의 연임을 뒷받침하는 실적이 뚜렷해지고 있다. 

 

그룹 이익의 대부분을 은행이 떠받치는 상황에서 경영 연속성을 유지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체율과 부실채권 증가,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연임 판단을 복잡하게 만드는 변수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회장 함영주)는 지난 26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하나은행·하나증권·하나카드·하나캐피탈·하나생명·하나저축은행 등 6개 계열사의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를 각각 3명 이내로 압축했다.

이번 인선의 핵심은 하나금융의 수익구조다.

하나금융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1조2214억원이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행장 이호성)의 순이익은 1조1946억원으로 그룹 전체 순이익의 97.8%에 해당하는 규모다.

누적 실적에서도 은행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하나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조624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09억원 증가했다. 하나은행은 같은 기간 3조315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1824억원 늘었다.

그룹과 은행의 순이익 증가액을 단순 비교하면 은행이 그룹 전체 증가액의 95.5%에 해당한다. 지주와 은행의 연결조정 등을 고려하면 실제 이익 기여율과 일치하지는 않지만, 그룹의 실적 개선이 은행의 수익 확대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반면 비은행 계열사의 최근 실적은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하나증권(대표 강성묵)은 3분기 순이익이 10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3.6% 감소했다. 하나카드(대표 성영수) 역시 3분기 순이익이 전분기보다 27.8% 줄었다.

누적으로는 비은행 계열사들도 성장했지만 최근 분기 실적의 안정성에는 차이가 나타난다. 하나금융이 은행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력을 유지하면서 비은행 부문의 수익성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이러한 실적 구조는 이호성 행장의 연임에 긍정적인 요소다.

이 행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하나은행의 역대 최대 연간 순이익을 이끌었고 올해도 이익 증가세를 유지했다. 특히 수수료 사업과 기업금융 확대에서 성과를 거뒀다.

하나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수수료이익은 874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5% 증가했다. 퇴직연금과 방카슈랑스, 외환 관련 수수료가 늘어난 영향이다.

기업대출도 확대했다. 지난 9월 말 하나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188조478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4% 증가했다. 증가액의 상당 부분은 중소기업대출에서 발생했다.

퇴직연금 적립금도 52조155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조7741억원 늘었다. 올해 3분기까지 은행권에서 가장 큰 증가 규모다.

이 같은 성과는 단순한 이자이익 확대에 그치지 않고 기업금융과 자산관리 부문에서 영업 기반을 넓혔다는 점에서 연임 평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수익 확대의 이면에는 자산건전성 부담이 있다.

하나은행의 9월 말 연체율은 0.51%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0.36%보다 0.15%포인트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0.35%에서 0.48%로 높아졌다.

3분기 누적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5099억원으로 전년 동기 3658억원보다 39.4% 증가했다. 부실채권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비용 부담이 커졌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순이익이 늘었다는 점은 기초적인 이익 창출력이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향후 부실채권 증가세가 지속된다면 충당금 부담이 수익성을 압박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내부통제도 중요한 평가 대상이다.

하나은행은 이달 초 외부 해킹으로 고객 89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금융거래 정보 유출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고객정보 보호체계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제기됐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이호성 행장이 국정감사에서 밝힌 연임 평가 기준이다.

지난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은행장들에게 연임의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실적과 내부관리, 회장 의중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이 행장은 이 질문에 내부관리를 선택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실적을 선택한 것과 대비된다.

이 발언을 현재 실적과 대조하면 이 행장의 연임을 평가할 기준도 명확해진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성과가 확인됐지만 내부관리 분야에서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원인과 대응, 재발 방지 조치의 실효성까지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적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연임을 결정하기도, 보안 사고가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경영성과 전체를 부정하기도 어렵다.

여기에 하나은행의 인사 관행도 변수다.

통합 하나은행 출범 이후 함영주 현 하나금융 회장을 제외하면 은행장 연임 사례가 없다. 이 행장이 연임하면 기존의 사실상 2년 단임 관행이 깨지는 셈이다.

하지만 과거의 인사 관행만으로 교체 필요성을 설명하기에는 현재 은행의 수익 비중이 크다. 반대로 실적만으로 연임을 결정한다면 내부통제와 경영승계 절차를 강화하겠다는 금융당국의 방침에 부합하는 평가가 이뤄졌는지 설명해야 한다.

후임 후보로는 김미숙 하나은행 중앙영업그룹대표 부행장, 성영수 하나카드 대표, 남궁원 하나생명 대표 등이 거론된다. 다만 이번에 확정된 공식 후보 명단은 공개되지 않아 이들의 실제 포함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직 계열사 대표가 은행장으로 이동할 경우에는 해당 계열사 후임 인선까지 맞물리게 된다. 하나금융이 6개 주요 계열사 CEO를 동시에 선임하는 만큼 은행장 인사의 파급효과가 다른 계열사에도 미칠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인선이 종료된 이후 후보 선정부터 검증과 평가까지 사전에 정한 기준에 따라 진행됐는지 점검할 예정이다. 하나은행 임추위 역시 올해부터 압축 후보군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최종 평가 과정에 참여한다.

결국 이번 인선의 관건은 하나금융이 실적과 경영 연속성을 얼마나 중시하느냐다. 수익성만 놓고 보면 이 행장의 연임 명분은 충분하지만, 부실채권 관리와 내부통제 성과까지 평가한다면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하나금융이 현직 행장의 실적을 선택할지, 내부관리와 조직 쇄신에 더 무게를 둘지에 따라 은행장뿐 아니라 그룹 전체의 인사 방향도 달라질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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