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유튜버에 흔들리는 작품성… 엔씨 고소가 드러낸 생태계 구조
엔씨, ‘영래기’ 고소…뉴미디어 영향력 예의주시
‘붉은사막’ 흥행·초반 혹평 모두 유튜브서 확산
고소의 실익도 거론…주주 대상 대응 성격 해석도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 2026-04-24 09:00:59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엔씨가 ‘게임 유튜버’를 고소하면서 신작 출시 초반 여론을 둘러싼 게임업계 긴장이 다시 드러나고 있다.
2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는 지난 7일 ‘리니지 클래식’ 관련 콘텐츠를 제작한 유튜브 채널 ‘영래기’ 운영자를 허위사실 유포 및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강남경찰서에 고소했다.
엔씨는 해당 방송이 리니지 클래식의 불법 프로그램 방치와 신고 이용자에 대한 근거 없는 제재를 주장했으며 이는 내부 데이터 분석과 사내외 전문가 검토 결과 허위사실이라는 입장이다.
이번 사안은 개별 분쟁을 넘어 게임 출시 직후 유튜버·스트리머 콘텐츠를 중심으로 평판이 빠르게 확산하는 구조를 드러낸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업계에서는 최근 게임 출시 초반 수시간 분량의 방송과 자극적인 제목, 썸네일을 내건 영상이 게임 이미지와 흥행 기대, 운영 논란 형성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고 본다.
◆ 유튜버 영상에 흥행하기도, 초반 혹평 키우기도
이 같은 흐름은 펄어비스의 신작 ‘붉은사막’에서도 확인됐다.
붉은사막은 지난달 20일 출시 후 26일 만에 글로벌 판매량 500만장을 돌파했다. 한국 콘솔 게임 가운데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다. 맨손 전투와 레슬링 기술, 그래픽, 자체 엔진 구현력 등이 유튜브를 통해 확산하면서 해외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출시 초반에는 조작감과 편의성 문제를 지적하는 콘텐츠가 빠르게 퍼지며 혹평에 시달리기도 했다.
게임업계에서는 당시 일부 유튜버와 스트리머 평가, 메타크리틱 점수, 커뮤니티 반응이 맞물리며 초반 부정적 분위기가 형성됐고 주가 변동성도 커졌다고 보고 있다.
게임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게임을 오래 해본 뒤 평가가 쌓였다면 지금은 초반 몇 시간의 방송이나 영상이 분위기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며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유튜버 반응이 신작 흥행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 건 업계가 체감하는 변화”라고 말했다.
◆ 강경 대응 나선 엔씨…실익과 함께 한계 시선도
게임사 입장에서는 유튜버와 스트리머가 신작 노출을 확대하는 홍보 창구인 동시에 부정적 여론을 빠르게 확산시키는 위험 요인이기도 하다. 조회 수 경쟁이 치열한 구조에서 과장된 표현이나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섞인 콘텐츠가 빠르게 퍼질 수 있어서다.
엔씨는 앞서 지난해 12월 유튜버 ‘겜창현’ 운영자도 허위사실 유포 등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게임사들이 유튜버 콘텐츠를 더 이상 단순한 이용자 반응이 아니라 실제 사업과 서비스 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보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철우 게임이용자협회장 겸 게임전문 변호사는 “이런 유형의 소송은 실제로 유튜버들을 위축시키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다른 유튜버들에 대한 경고이자 주주들에게 회사가 관련 리스크에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성격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법적 판단 자체는 별개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변호사는 자극적인 표현만 따로 떼어 보기보다 그 표현이 전제로 하는 사실관계가 맞는지가 중요하다고 봤다. 일부 사실에 부합하는 부분이 있다면 관련 발언 전체를 허위사실 유포로 단정하기보다 의견이나 가치 판단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는 취지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유튜버 영향력이 커진 만큼 게임사들도 초반 운영과 소통, 정보 공개에 더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며 “결국 중요한 건 왜 어떤 평가가 빠르게 힘을 얻는지까지 함께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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