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노리는 ‘강신숙 수협은행장’… 사실상 결정은 ‘정부’가 한다
은행장 선임 요건, 행추위 5명(정부 추천 3명, 수협 추천 2명) 중 4명이 동의 필요
관치 그림자 ‘지배구조 모범관행’시행 후 첫 은행장 선임 절차 ‘금융계 관심 집중’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2024-08-13 06:00:02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오는 11월 17일로 임기 만료되는 강신숙 수협은행장의 연임 여부가 금융권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시행 한 후 첫 차기 행장 선임 절차가 수협은행이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은행권 ‘지배구조 개선 유도를 위한 30개 핵심원칙 모범관행’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이 은행 이사회가 CEO 자격 요건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고, 외부 기관을 통한 평가 검증이 객관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한 이후 나온 조치다.
하지만 지나치게 세밀한 CEO 선임 및 승계 절차 지침에 금융당국이 이사회에 개입하면서 ‘관치’로 이어질까 업계가 긴장하는 모습이다.
13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수협은행장을 시작으로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등의 임기가 올해 말 모두 종료된다.
은행권 중 첫 선임 절차에 들어가는 ‘수협은행’은 지난 9일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 활동을 위한 이사회를 열고 차기 행장 선임 절차를 위한 구성 및 내부 규정 개정을 논의했다.
이날 수협은행 이사회는 금감원의 지배구조 모범관행 시행에 따라 경영 승계 절차 개시를 현 60일에서 90일로 늘리는 은행 내부 규정을 변경해 오는 16일부터 행추위를 가동한다.
그동안 수협은행장은 공개 모집을 통해 선발했다. 지난 2022년 수협은행장 선거에선 외부 인사 영입설이 제기됐지만 내부 출신 강신숙 은행장이 최종 선발됐다.
임기 2년의 강 은행장은 지난해 비이자이익 부문을 강화해 세전 순이익이 3000억원이 넘는 사상 최대 경영 성과를 이룩했다.
특히 비이자 이익은 85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83% 성장했다. 이자 이익 의존성이 높은 은행권에서 비이자 이익 부문을 늘린다는 것은 은행 기초체력을 탄탄히 했다는 뜻이다,
비이자 이익은 송금이나 ATM 기기·신용카드·신탁·은행연계보험·외환 등의 수수료 및 주식·채권·부동산 등의 투자로 얻은 수익 등을 말한다.
이런 이유로 수협은행은 강 은행장 체제에서 고르게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연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시각이다.
반면 수협은행은 출범 이후 지금까지 연임했던 은행장이 없고, 지주사 전환을 위한 인수·합병(M&A) 추진 등에서는 강 은행장이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만큼 연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일각에선 관료나 금융당국 출신의 새 인물 등장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수협은행장이 되려면 행추위 5명의 위원 중 4명의 동의가 필요한데, 현재 행추위원은 기획재정부, 해양수산부, 금융위원회 등 정부 추천 인사 3명과 수협중앙회 추천 인사 2명으로 구성된 만큼 사실상 CEO 결정은 정부 쪽에 달려있다.
한편 이전 수협은행 행추위에서는 관료출신 신현준 신용정보원장과 최기의 KS신용정보 부회장이 유력한 후보자로 최종 명단에 올라왔었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행추위가 구성되면 은행장 자격 요건도 구체화 될 것이다”라며 “과거 후보자를 제외한다는 규정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의 모범규정에 따라 은행장 선임 절차를 진행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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