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아픈 손가락’ 솔리다임, 상반기 흑자전환…AI 수요에 반등 시동

인텔 낸드 인수 후 ‘아픈 손가락’이던 사업부 회복
미국 매출 급증·중국 둔화…지역별 온도차 뚜렷
HBM·M15X 투자와 맞물려 장기 성장 기대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 2025-08-19 08:55:25

▲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18일 열린 ‘이천포럼 2025’에서 개회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SK하이닉스가 인수 이후 적자에 시달려온 자회사 솔리다임이 올해 상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SSD 수요를 견인하면서 ‘아픈 손가락’으로 불리던 사업부가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19일 SK하이닉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올해 상반기 매출 3조3556억원, 영업이익 132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709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3년 연속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던 솔리다임이 기사회생의 신호를 보인 셈이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2020년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10조원 이상에 인수해 출범했다. 그러나 인수 직후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하고 낸드 수요가 급락하면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누적 순손실만 8조원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아픈 손가락이라는 평가가 붙을 정도였다.

솔리다임이 부진을 벗어난 배경으로는 AI 시장 확대로 인한 고성능 SSD 수요 증가가 크게 작용했다.

최근 챗GPT 등 글로벌 초거대 AI의 확산으로 글로벌 데이터센터 증설이 이어지며 대규모 연산 성능을 뒷받침할 고성능 SSD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에 기업용 SSD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솔리다임에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의 주문이 집중되면서 실적 개선이 가능했다.

업계 관계자는 “AI 인프라 확장 과정에서 SSD는 필수 부품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솔리다임의 안정적 수요 기반이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구조조정과 효율화도 추진했다. 일본 법인은 지난 4월 청산을 완료했으며, 중국 다롄 생산거점은 그대로 유지했다. 이는 인텔 시절 남아 있던 판매 법인을 정리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핵심 생산라인 중심의 구조로 재편하기 위한 조치다.

지역별 매출을 보면 미국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올해 상반기 미국 매출은 27조83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1% 급증했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몰려 있는 시장에서 AI 반도체와 SSD 수요가 동시에 늘어난 덕분이다.

반면 중국 매출은 7조3650억원으로 14.4% 줄며 대조를 이뤘다.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수요 둔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투자도 솔리다임의 회복과 무관하지 않다.

올해 상반기 설비투자 규모는 11조2490억원으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AI 반도체 핵심인 HBM(고대역폭메모리)과 최신 D램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있으며 청주 M15X 공장은 4분기 준공 시 HBM 생산의 핵심 거점이 될 전망이다. 스토리지를 포함한 AI 인프라 전반의 수요 확대가 SK하이닉스 전체 성장 전략과 맞물리고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낸드 산업 특유의 가격 변동성과 미·중 갈등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솔리다임의 실적 개선이 단기 반짝 효과에 그치지 않고, AI 생태계 확장과 구조 효율화에 힘입어 안정적 성장 궤도에 진입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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