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VS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美 정부·법원으로 무대 옮기나
고려아연 미국 자회사 ‘페달포인트’… 로비스트 추가 선임해 美의회 로비 강화
영풍, 美법원에‘페달포인트’디스커버리 절차 개시…이그니오 고평가 인수 의혹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2025-05-01 07:00:23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영풍과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간의 경영권 분쟁이 미국 정부 및 법원으로 판이 커지는 양상이다.
고려아연의 미국 자회사 ‘페달포인트홀딩스’가 미 연방정부를 상대로 핵심 광물 로비 활동을 강화한데 이어 ‘영풍’은 미국 법원에 페달포인트 홀딩스에 대한 증거 개시 절차에 들어갔다.
1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영풍은 뉴욕 남부 연방법원에 고려아연의 미국 자회사 ‘페달포인트 홀딩스(Pedalpoint Holdings. 페달포인트)’를 상대로 디스커버리(증거 개시) 신청서를 제출했다.
디스커버리 제도는 미국 소송의 핵심적인 절차로 본격적인 재판에 앞서 소송 관련 정보를 강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절차다. 우리나라의 문서제출명령이나 사실정보조회와 비슷하지만 훨씬 강제적인 효력을 갖는다.
영풍의 이번 조치는 올해 2월 제기한 고려아연과의 손해배상 소송에 필요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페달포인트 사업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별개로 페달포인트는 지난 3월말 ‘임프레션 스트래티지’를 신규 로비 대리인으로 추가 선임하고 미 의회를 상대로 로비활동을 시작했다. 이는 정치권에 영풍·MBK와의 경영권 분쟁이 미·중 핵심산업 전략과 연결돼 있다는 인식을 강조하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
페달포인트는 고려아연의 미래 핵심 사업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 중 하나인 자원순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미국에 설립한 100% 자회사이다. 고려아연은 이 회사를 통해 2022년 현지 전자폐기물 리사이클링 기업 ‘이그니오 홀딩스’를 약 5800억원(당시 환율 기준)에 인수했다.
하지만 고려아연은 비정상적인 높은 가격으로 인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인수 당시 이그니오는 18개월 미만의 스타트업이자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매출액 또한 부진한 기업을 설립 초기 자본의 100배에 달하는 인수가는 너무 과도했다는 지적이다.
영풍은 여기에 더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및 사업 확장에 이사회 승인 없이 약 5600억원을 투자하며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끼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그니오 인수도 선관주의의무((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위반해 회사에 피해를 줬다고 보고 있다.
◆ 영풍 “‘이그니오’로 막대한 손실 끼쳐”… 고려아연 “장기적 안목·적법한 절차로 인수”
이런 이유로 영풍은 지난 2월 최윤범 회장과 고려아연 경영진을 상대로 4005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고려아연은 즉각 반박했다. ‘이그니오’ 인수는 미국내 자원순환 밸류체인 강화를 위해 장기적인 안목에서 이뤄졌으며 1년 이상의 인수 검토와 적법한 절차를 통해 가치평가를 실시한 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페달포인트가 이그니오를 인수할 당시 이그니오 구주주인 MCC의 원료 구매와 판매, 트레이딩 부서도 함께 인수했으며, 해당 부문은 별도 법인이 아니어서 일부 공시에서는 매출이 누락돼 실제 가치가 저평가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202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페달포인트의 연결 기준 매출은 12억5472만5000 달러(약 1조8000억원)이며, 이 중 이그니오 리사이클링 포함 부문은 9736만2000 달러(약 14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아연 관게자는 “올해는 더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라며 “미국 현지에서 전자폐기물 수거와 트레이딩, 전자폐기물 소성 등을 위해 사업 확장을 지속해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영풍 측은 미국 법원에 페달포인트의 대한 디스커버리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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