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써쓰 장현국 대표가 두바이로 간 까닭
원스토어 인수 전부터 현지 거점 구축…게임 개발부터 유통·결제까지 연결 포석
11월 3일 실적은 첫 점검…장현국의 큰 그림은 아직 담금질 단계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 2026-10-31 00:55:00
넥써쓰 장현국 대표는 왜 두바이로 향했을까.
장 대표가 두바이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단순한 중동 시장 진출에 있지 않다. 현지 게임 개발사들을 원스토어의 유통망으로 끌어들이고, 이를 결제와 거래로 연결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다. 게임을 만드는 회사보다 게임이 거래되는 시장의 중심에 서겠다는 구상이 읽힌다.
31일 넥써쓰의 사업 발표와 두바이 정부 자료를 종합하면 장 대표의 행보에서 주목할 대목은 사업 확장의 순서다.
넥써쓰(대표 장현국)는 지난해 4월 두바이에 현지 법인 '넥써쓰 허브'를 설립했다. 같은 해 10월 두바이복합상품센터(DMCC)와 협력관계를 구축했고, 올해 7월에는 현지 게임 개발사를 대상으로 공동 퍼블리싱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지난 29일 서울에서 체결한 두바이 미디어청과의 업무협약은 이러한 협력을 정부 차원으로 확대한 조치다. 장 대표와 송재경·서민 고문은 두바이 정부의 게임산업 자문역으로도 위촉됐다.
눈여겨볼 점은 장 대표가 원스토어를 인수하기 전부터 두바이에 사업 거점을 마련했다는 사실이다.
넥써쓰는 지난 6월 원스토어 경영권을 확보했다. 앞서 구축한 해외 사업 기반에 게임 유통망을 결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두바이 진출을 단발성 해외사업이 아닌 중장기 전략의 연장선에서 살펴야 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왜 하필 두바이일까. 답은 두바이 정부의 게임산업 육성정책에서 찾을 수 있다. 두바이는 '두바이 게임산업 육성 프로그램 2033(Dubai Program for Gaming 2033·DPG33)'을 통해 세계 10대 게임산업 도시 진입과 신규 일자리 3만개 창출을 추진하고 있다.
두바이 정부가 지난 8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현지 게임 관련 기업은 2024년 368개 이상에서 올해 495개로 증가했다. 게임 개발사와 기술기업을 육성하고 해외 기업을 유치하는 정책도 이어지고 있다.
장 대표에게 이러한 정책은 새로운 사업 기회다. 두바이 정부는 현지 게임산업을 키워야 하고, 넥써쓰는 원스토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게임과 개발사를 확보해야 한다. 현지에서 육성한 게임을 원스토어가 글로벌 시장에 유통한다면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
지난 7월 DMCC 게이밍센터와 마련한 공동 퍼블리싱 프로그램도 같은 맥락이다. 현지 개발사의 원스토어 입점을 지원하고 원체인을 활용한 블록체인 기능 연동과 공동 퍼블리싱을 검토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번 두바이 미디어청과의 협약은 한발 더 나아갔다. 게임 유통뿐 아니라 현지 스튜디오 육성, 인재 양성, 게임 내 경제 시스템 구축, 투자 기회 발굴까지 협력 범위를 넓혔다.
완성된 게임을 공급받는 데 그치지 않고 개발 단계부터 현지 기업들과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여기에는 장 대표의 플랫폼 전략이 녹아 있다. 현지 개발사가 성장해 게임을 출시하고 원스토어를 유통 채널로 선택하면 게임 판매와 이용자 결제가 발생한다. 여기에 원페이와 원체인 등 관련 서비스를 연결하면 넥써쓰의 사업 기회는 더욱 넓어진다.
장 대표가 겨냥하는 것은 두바이라는 지역 자체보다 그곳에서 성장할 게임 개발사와 앞으로 발생할 거래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이번 협약이 원스토어의 독점 유통권을 보장하거나 현지 개발사의 입점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 실제 계약과 사업 성과로 이어져야 전략적 가치도 입증된다.
장 대표가 최근 추진하는 원스토어 완전자회사 편입과 사명 변경도 이런 구상과 맞닿아 있다.
넥써쓰는 오는 12월 원스토어 완전자회사 편입을 추진하고 있다. 11월 16일 임시주주총회에는 회사 이름을 '주식회사 원(ONE Corp.)'으로 바꾸는 안건도 상정한다.
국내에서는 게임 유통과 결제사업의 지배구조를 정리하고, 해외에서는 정부와 개발사, 블록체인 전문기업을 협력 대상으로 확보하는 것이다.
내부에서는 통제권을 강화하고 외부에서는 참여자를 늘리는 전략이다. 이는 장 대표가 모든 게임과 기술을 직접 소유하기보다 개발사들이 넥써쓰의 서비스를 선택하도록 만들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플랫폼에 게임과 이용자가 모이면 유통과 결제에서 반복적인 수익을 창출할 기회도 커진다.
그러나 시장을 확보하는 일은 기업을 인수하는 것과 다르다. 원스토어의 해외 진출이 실제 게임 입점과 이용자 증가로 이어져야 하고, 결제 서비스도 기존 유통망과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 원체인을 활용하는 기업이 늘더라도 그 경제적 효과가 모두 넥써쓰의 실적으로 귀속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글로벌 앱마켓과 경쟁하려면 개발사들이 원스토어를 선택할 이유가 분명해야 한다. 이용자 접근성과 수수료 경쟁력, 결제 편의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협력관계 확대만으로 시장을 확보하기 어렵다.
장 대표의 다음 행보에서 중요한 것은 추가 협약의 숫자가 아닌 듯하다. 실제 원스토어에 게임을 공급할 개발사와 그곳에서 발생하는 거래를 얼마나 확보하느냐다가 관전 포인트다.
이런 가운데 넥써쓰는 오는 11월 3일 3분기 연결 잠정실적을 발표한다. 지난 6월 말 원스토어 인수 이후 처음으로 3개월 전체 실적이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되는 분기다. 인수 사업의 수익성과 연결 손익의 변화를 확인한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장 대표의 큰 그림에 비춰보면 이번 실적의 전략적 의미는 제한적이다. 지난 2분기 넥써쓰는 연결 매출 58억원, 영업손실 53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81억원으로 흑자였지만 원스토어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일회성 이익 157억원이 반영된 결과다.
3분기에는 원스토어의 실적 반영기간이 늘어난 만큼 매출과 영업손익의 변화가 주목된다. 장 대표가 제시했던 원스토어의 9월 월간 흑자 전환 목표가 실제로 달성됐는지도 확인할 대목이다. 다만 이 같은 성과를 장 대표가 추진하는 글로벌 플랫폼 전략의 성적표로 삼기에는 아직 시점은 이르다.
원스토어 완전자회사 편입과 사명 변경은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두바이 정부와의 협약도 3분기 결산 이후 이뤄졌다. 해외 개발사 확보와 결제 서비스 확장 역시 사업화 초기 단계에 있다. 이번 실적은 인수한 원스토어의 기초체력을 확인하는 자료이지, 장 대표가 설계한 새로운 사업모델의 성과를 온전히 보여주는 지표는 아니라는 의미다.
물론 장기 전략을 이유로 단기적인 경영성과도 가볍게 볼 수는 없다. 원스토어가 안정적인 수익을 내지 못한다면 해외 사업 확장에 따른 재무적 부담도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장 대표의 최근 행보는 단기 손익 개선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있다. 게임 유통망을 확보한 데 이어 해외 개발사와 기술 인프라를 연결하고, 그 안에서 지속적으로 거래가 발생하는 사업구조를 구축하려는 말 그대로 '큰 그림'이다.
그런 점에서 두바이는 그 전략을 구체화할 수 있는 거점이자 교두보다. 게임산업 육성을 추진하는 정부와 성장 가능성이 있는 개발사, 글로벌 유통망을 확보한 넥써쓰가 만나는 '필요충분'의 장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장 대표의 구상대로 현지에서 육성한 게임이 원스토어를 통해 해외에 출시되고 결제와 거래로 이어진다면 경제적 가치를 환원될 수 있다. 반대로 실제 이용자와 거래가 늘지 않는다면 사업 기반을 넓혔다는 사실만으로 성과를 평가하긴 어렵다.
장 대표의 구상은 아직 담금질 단계다. 원스토어라는 유통망을 확보한 뒤 해외 게임 공급망을 넓히고, 결제와 블록체인 인프라를 연결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11월 3일 실적은 그 과정의 한 장면이다. 장 대표의 큰 그림은 앞으로 얼마나 많은 개발사가 원스토어를 선택하고, 그곳에서 실제 거래가 쌓이는지에 따라 선명해질 것이다.
장 대표의 포석은 게임 한 편의 승리가 아닐 터다. 게임이 만들어지고 유통되며 결제되는 시장의 주도권이다.
그는 이제 개별 게임의 승패를 겨루는 전투를 넘어, 게임산업의 유통과 거래 질서를 둘러싼 더 큰 전쟁에 나선 셈이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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