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美 경제 스태그플레이션, 남의 일 아니다
새정부 경제팀, 물가상승-경기 쇠퇴 위험 동시 대비해야
뉴 노멀의 21세기형 스태그플레이션, 더욱 고통스러워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 2022-04-29 16:49:45
미국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1.4%로 지난해 4분기 6.9% 성장에서 감소세로 돌아섰다.
미국 상무부가 분기 기준으로 내놓는 통계이기 때문에 마이너스 성장은 낯설은 것은 아니다. 특히 1분기의 경우 통상 전분기인 전년 4분기에 비해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해 전체로 볼 때 GDP의 규모가 가장 큰 4분기를 비교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1분기 GDP성장률에는 여러 함의가 있다. 일단 시장이 예측한 1% 성장을 벗어나 역성장 했다는 점이다. 여기다 1분기 마이너스 성장에 영향을 미친 두 요인,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유행과 2월말 발생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 어느 것 하나 뚜렷한 개선세가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다 코로나19 국면이 시작한 2020년 1~2분기의 기록적인 마이너스 성장 이후 6분기 연속 성장에서 역성장으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결국 이같은 마이너스 성장이나 성장둔화가 2분기 이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당장 에너지, 원자재, 식료품 가격 급등 등 뛰는 물가를 잡기 위해 ‘초긴축’을 예고한 미국 연이 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곤혹스러운 처지에 빠졌다. 올해 6번 남은 총 여섯 번의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모두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매파적 견해가 지배적이었던 연준 안팎에서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
월가 등 상당수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1분기 GDP지표가 장기적인 성장 둔화와 경기 후퇴의 징후로 받아들이고 있다. 최근 채권시장에서 나타난 미국 국채 3년물과 10년물의 금리 역전을 경험한 것이 이들 전망의 밑바탕이 되고 있다.
장기물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통상 3년물 금리에 비해 높으나 최근 시장에서는 오히려 3년물 금리가 10년물 금리를 넘어선 적이 있다. 이는 성장둔화나 장기 침체의 전조현상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그렇지만 고용지표들은 여전히 호조세다. 3월 비농업부문에서 43만1000명의 고용이 증가세를 보여 매월 50만명 내외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실업률은 완전 고용상태(4% 정도)를 넘어설 정도다. 3월 미국의 실업률은 3.6%다.
팬데믹이후 미국 거시경제의 구조적 변화, 특히 노동시장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있지만 결국은 1970년대 미국 뿐만 아니라 세계경제를 짖누른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의 전조들이 속속 확인되고 있는 셈이다.
세계은행은 최근 상품 시장 전망보고서를 통해 “세계경제가 1970년대 겪었던 물가 상승, 경기 후퇴 등의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에 다시 직면할 위험이 있다”고 전망했다. 40년만에 스테그플레이션의 도래를 경고했다.
미국을 얘기했지만 새 정부 출범을 코앞에 둔 한국경제에 적용해도 다를 것이 별로 없다. 한은이 지난 26일 발표한 1분기의 GDP속보치는 0.7% 성장에 그쳤다. 그나마 수출가격 상승으로 수출이 홀로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민간소비와 투자는 뒷걸음쳤다.
결국 한국경제도 어떤 정책도 들어먹히지 않는 스태그플레이션의 '블랙홀'에 빠질 공산이 크다. 새로 들어오게 될 경제팀은 이점을 받드시 유념하길 바란다. 특히 이번에는 40여년전 스태그플레이션과 전혀 다른 21세기판 새 버젼이다. 기업입장에선 저 마진과 저성장이 일반화된 뉴노멀 시장에서 경기둔화는 경제주체들에게 예전보다 더욱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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