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연금·말벗까지…농협은행 ‘시니어 전략’ 어디까지 왔나
유언대용신탁 리뉴얼·IRP 수수료 면제 등 상품 재편
NH올원더풀 출범·특화점포 확대 등 시니어 전략 구체화
세미나·상담·디지털·비금융 서비스로 접점 확장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 2026-04-03 10:00:57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고령층의 자산관리와 상속 수요가 늘면서 은행권의 ‘시니어 금융’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전국 점포망과 농촌 기반 고객 구조를 바탕으로 고령 고객 접점이 넓은 만큼 맞춤형 자산관리 중심의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퇴 예정자와 노년층을 중심으로 자산 이전, 노후 생활자금 마련, 상속·증여 설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신탁과 연금 관련 서비스 이용이 증가하는 추세다.
예·적금 중심에서 벗어나 생전 자산관리와 사후 자산승계까지 함께 고려하는 흐름이 자리 잡고 있다.
농협은행은 이러한 변화에 맞춰 시니어 고액자산가 대상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지난달 건강관리와 자산 활용 등을 테마로 관련 세미나를 열었고 같은 기간 ‘All100플랜 2025년 봄호’도 발간했다. 연금 설계와 상속·증여 전략 등을 포함한 상담 서비스도 제공한다.
은퇴 예정인 임직원을 대상으로 자산관리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NH All100자문센터와 범농협 은퇴 페스타를 활용해 내부 대상 자산관리 상담을 진행했으며 올 초에는 퇴직 예정자를 위한 맞춤 상담이 이뤄졌다.
◆ 연금·신탁 중심 ‘자산관리’ 전략 구체화
연금 부문에서는 IRP(개인형퇴직연금) 고객의 실질 수익률을 고려해 수수료 체계를 조정했다.
2024년 12월3일부터 연금지급등록 계좌에 대해 비용을 면제했고 월배당 상품 중심의 인컴형(이자·배당 등 정기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자산) ETF(상장지수펀드) 구성도 늘렸다.
퇴직금 유입 시기에 맞춰 연금지급등록 대상 이벤트도 실시했는데, 2024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총 8812명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영업점 교육과 본사 컨설팅을 통해 현장 운영 지원이 이어졌다.
재산신탁 부문에서는 종합재산신탁 경쟁력 제고에 초점을 맞췄다. 신규 신탁 상품 출시를 준비하는 동시에 재산신탁팀 내 자산승계 전담 조직을 신설해 상속 수요 대응 기반을 구축했다. 부동산증여신탁 신상품 개발과 브랜드 체계 정비도 함께 추진 중이다.
지난해 5월8일 유언대용신탁 상품도 개편됐다. 금전형과 종합형 상품 2종을 리뉴얼해 상품명을 ‘NH 사랑THE 금전유언대용신탁’과 ‘NH 사랑THE 종합유언대용신탁’으로 변경했다.
금전형은 기존과 동일하게 500만원~5000만원 범위를 유지했으며 종합형은 최소 가입 기준을 기존 3억원에서 금전 5000만원 이상 또는 부동산·유가증권 등을 포함한 1억원 이상으로 조정했다.
종합형 상품에는 최저 50만원의 기본보수가 적용되며 이를 통해 기존보다 진입 장벽을 낮춰 고객층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에는 고액자산가 문의가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고령화와 치매 대비 수요가 늘면서 60대 이상 문의가 증가하는 흐름”이라며 “수탁고 역시 증가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재건축·재개발 과정에서 조합원 지위 승계 문제나 유류분 관련 법적 해석이 일관되지 않아 분쟁 가능성이 남아 있다”며 “사전 설계를 통해 일부 대응은 가능하지만 완전한 차단은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제도 개선 필요성에 대해서는 “유류분 제도 개선과 부동산 권리 승계 기준 명확화, 세제 지원 등이 병행돼야 관련 상품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시니어 특화 브랜드 출범…전용 서비스·접점 확대
앞서 농협금융은 지난해 시니어 특화 브랜드 ‘NH올원더풀’을 출범하고 은퇴 이후 자산관리와 생활 지원을 아우르는 통합 서비스를 제시했다.
농협은행은 이를 기반으로 예·적금과 신탁은 물론 의료비 목적 신탁, 시니어 카드 등 생활 밀착형 상품을 순차적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은퇴 이후 자산 운용뿐 아니라 소비와 생활 영역까지 포괄하는 구조를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면 채널에서는 자산관리 특화점포를 늘리고 전담 인력을 배치해 상담 기능을 보완했다. 지역별 고객 특성을 반영한 자산관리 방식을 적용하고 영업점별로 ‘고령 담당자’를 지정해 맞춤형 상담을 제공하는 체계도 마련했다.
또 비대면 맞춤형 금융상담 창구인 ‘고객행복센터’에서는 어르신 전담 상담가가 쉬운 용어와 느린 말 안내 방식으로 상담을 진행해 고령층의 이해도를 높였다.
디지털 환경에서는 큰글뱅킹과 자동화기기 큰글모드, 텔레뱅킹 느린말 서비스 등을 도입해 이용 편의성을 개선했다. 음성 안내 속도를 낮추고 입력 대기 시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고령층의 금융 접근성을 보완한 점이 특징이다. 자동화기기 이용수수료 감면과 비대면 거래 수수료 면제 등 비용 부담을 낮추는 조치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농촌·독거 고령층을 대상으로 주 1회 이상 말벗 통화를 진행하며 금융안전과 건강·생활정보를 안내하는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현장 대응 측면에서는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보이스피싱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고령 고객 응대 가이드를 전 영업점에 배포해 상담 기준을 정립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시니어 고객 수요 변화에 맞춰 자산관리와 상속 설계 전반에 걸친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보완하고 있다”며 “제도 개선과 함께 서비스 완성도를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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